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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한국 스타링크 요금 OECD 국가 중 8번째로 높아, 통신시장 경쟁 약하니 해외사업자도 '호갱' 취급?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4-09 1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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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한국 스타링크 요금 OECD 국가 중 8번째로 높아, 통신시장 경쟁 약하니 해외사업자도 '호갱' 취급?
▲ 우리나라 스타링크 이용료가 월 8만7천 원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여덟번째(시장 환율 기준)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통신 3사의 시장 과점으로 낮아진 경쟁 탄력성이 우리나라 스타링크 요금이 높게 책정된 배경으로 꼽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통신사들도 가입자를 '호갱'(호구+고객) 취급하는데, 외국 사업자인 우리가 굳이 한국 가입자를 '고객' 대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딱 그 꼴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의 한국 이용료(요금)가 월 8만7천 원(이하 주거용 기준)으로, 시장 환율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 나라 가운데 8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PP(물가를 반영한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으로는 9번째로 높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제공되는 세계 82개 나라 전체의 요금 수준을 PPP 환율 기준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17번째로 요금이 높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이동통신 서비스다. 위성 이동통신 특성상 지구 전체가 서비스 대상이다.

OECD 회원국 37개 나라(튀르키예 제외)를 포함해 세계 82개 나라에서 상용화돼 있다. 우리나라에선 2025년 12월 시작됐다.

스타링크 이용료는 나라별로 책정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3일 내놓은 '스타링크 요금 수준 결정 요인 및 국내 출시에 따른 통신시장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스타링크 서비스 월 이용료는 61.2 달러(시장 환율 기준)로, OECD 회원국 평균(60.6 달러) 대비 1.01배 높다. PPP 환율 기준 우리나라 스타링크 이용료 수준(107.5)은 OECD 회원국 평균(85.8)보다 1.25배 높다.

시장 환율 기준 나라별 스타링크 이용료는 미국이 120 달러로 가장 높고, 나이지리아가 37.5 달러로 가장 낮다.

PPP 환율 기준 이용료 수준은 나이지리아가 323.3달러로 가장 높고, 바베이도스가 51.4달러로 가장 낮다. 우리나라의 PPP 환율 기준 스타링크 요금 수준은 107.50달러다.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 상 나라별로 비용이 더 들지 않는다. 특정 나라 상공에 위성을 더 촘촘히 띄우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나라별로 요금 격차가 크다. 스타링크 요금은 왜 나라별로 다르게 책정될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전파정책연구실 박진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구 밀도가 낮거나 도시인구 비율(도시화율)이 낮은 나라일수록 스타링크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PPP 환율 기준으로는 국민 1인당 국민소득(GDP)가 낮은 나라일수록 스타링크 요금의 실질적인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스타링크 요금 수준과 관련해서는 'ICT 경쟁 프레임워크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스타링크 요금이 더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분석된 대목이 주목된다.

'ICT 경쟁 프레임워크'란 국제통신연합(ITU)이 발표하는 ICT 규제 평가 지수에 반영되는 세부 지표를 가리킨다. 각 나라별 ICT 분야 경쟁 수준과 외국인 참여 가능성 등 경쟁 환경의 활성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 나라의 경쟁 환경이 성숙해 있을수록 스타링크 요금을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시장을 과점해 요금을 높게 유지하는 등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낮은 경쟁 탄력성이 스타링크 이용료가 높게 책정된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도시화율이 높다. 이 부분으로 요금이 낮아질 수 있었던 요인을 상쇄한 것까지 포함하면, 낮은 시장 경쟁 탄력성이 스타링크 이용료를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상반기 내놓은 '2024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이동통신와 유선전화 시장은 '경쟁이 미흡한 시장',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경쟁 활성화와 비활성화 경계 시장'으로 평가됐다. 202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작업은 통신정책 주무 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문으로 해마다 이뤄진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론은 수 십 년째 같다. 2000년대 초반 이동통신 사업자가 5개에서 3개로 줄어든 뒤부터 줄곧 같은 평가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동통신 3사 독과점' 해소 정책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면서, 3사는 이동통신 사업으로 해마다 '황금알'을 얻는 반면, 가입자들은 가계통신비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이용자보다 사업자 편을 든다'는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한국 스타링크 요금 OECD 국가 중 8번째로 높아, 통신시장 경쟁 약하니 해외사업자도 '호갱' 취급?
▲ 이동통신 3사의 시장 과점에 따른 경쟁 위축으로 우리나라 스타링크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 3사는 그동안 시장 과점을 바탕으로 비싼 요금을 받아왔다. LTE와 5G 등 새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통신은 장치산업이라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명분으로 요금을 높게 책정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감가상각으로 원가가 떨어지는 흐름에 맞춰 요금을 내려야 하지만, '이동통신 요금은 원가 기반이 아닌 효용성을 기준으로 운용돼야 한다' 또는 '다음 서비스 요금이 덜 높게 책정되게 하려면 요금을 내리면 안된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며 비싼 요금을 유지해왔다.

국민 호주머니에 기대 황금알을 챙기고 있는 꼴이다. 1990년대 중반 제2 이동전화 사업자에 이어 개인휴대전화(PCS) 사업자 허가 당시 외쳤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사업'이 현실화한 것이다.

실제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보고 있고,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 영업이익 역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호갱 취급은 요금을 비싸게 책정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동통신 3사는 2000년대 들어 가입자 개인정보를 줄줄이 유출했다. 지난해에도 이동통신 3사가 돌아가며 통신망 해킹을 당했고, 그 때마다 가입자들의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됐다.

SK텔레콤은 2300만 가입자 모두의 개인정보를 유출시켜 '사상 최악'의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태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에서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가입자 개인정보 만도 1억 건이 넘는다. 전체 유출량으로만 보면, 이동통신 가입자 모두 두세번씩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해온 꼴이다. 

하지만 책임과 피해 보상에는 소극적이었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축소하거나 은폐하기에 급급했고, 개인정보 유출 보상도 외면하거나 시늉에 그치기 일쑤였다.

SK텔레콤의 경우, 방송통신분쟁조정위의 '중도 해지 위약금 면제 기간 연장', 개인정보분쟁조정위의 '가입자 1인당 30만원씩 보상', 소비자분쟁조정위의 '가입자 1인당 10만원씩 보상' 등 가입자 피해 보상 조정을 줄줄이 거부했다.

LG유플러스가 유심 칩 보안 문제로 가입자에 불편을 주면서 최소한의 보상조차 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가입자를 호갱 취급하는 처사란 비판이 나온다. 이 업체는 애초 유심 교체를 위해 매장을 찾는 가입자들에게 교통비 정도(3천~5천 원)에 해당하는 쿠폰 등으로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탄력성 부족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상황은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에서도 발견된다.

LG전자와 팬택이 사라지고, 중국 제품이 자취를 감추며,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브랜드 과점 체제로 전락했다. 이후 갤럭시와 아이폰 한국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가끔 불거지곤 하는데, 경쟁 탄력성이 떨어진 탓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시장 원리' 뒤에 숨어 이를 해소하는 정책에 소극적이다.

국책연구원들까지도 눈치를 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OECD 회원국의 스타링크 요금 수준을 비교하며 우리나라를 '30번 째로 요금이 낮은 국가'라고 표현했다. '여덟 번째로 요금이 높다'고 설명하면 될 것을 굳이 '서른 번째로 낮다'고 쓴 것이다.

국내 언론들도 이동통신사들을 주요 광고주로 꼽아 눈치를 본다.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 이용자들을 호갱 취급해도 할 말이 없는 모양새다. 스페이스X가 고객 서비스,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서도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따라하거나 이들을 본따 책임을 외면하고, 피해 보상에 소극적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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