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식품관을 리뉴얼했다. 정 부사장은 스타벅스의 매장을 빼고 그 자리에 떡방을 입점하는 파격적 시도를 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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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
11일 신세계에 따르면 정유경 부사장은 지난달 재개장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 리뉴얼 작업을 주도했다.
식품관은 100여일 동안의 공사를 거쳐 ‘신세계 푸드마켓’으로 재탄생했다. 매일 산지에서 직송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프리미엄 식재료로 차별화를 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의류나 잡화는 비슷하지만 식품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본점 푸드마켓은 재개장 후 전체 매출이 15%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명동의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떡방과 술방, 장방으로 구성된 ‘전통 푸드존’도 열었다. 특히 백화점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신세계 떡방’을 차리기 위해 기존 스타벅스 매장을 빼는 파격적 시도를 단행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타벅스 매장은 한 달에 1억5천만 원 매출을 올려 여성의류 매장보다 실적이 좋은 곳이었다”며 “젊은층이 오가는 이 자리에 떡방이 통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떡방에서 떡을 찌고 빚는 모습을 직접 보여줘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주문했다. 또 디저트로 선물하기 간편하도록 떡을 작게 포장하는 입점업체를 골랐다.
정 부사장의 시도는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신세계 떡방은 개점 한달 만에 하루 평균 7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이전 스타벅스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인 500만 원보다 40%나 많다.
정 부사장은 백화점 업무 전반에 걸쳐 실무작업을 주도하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디자인을 전공해 백화점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며 “화장품에도 관심이 많아 백화점에 입점시킬 화장품 브랜드 선택 과정에도 오래 전부터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일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해온 화장품 유통전문점 ‘뷰티 컬렉션’ 매장 2개와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매장 3개를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역시 정 부사장의 결정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이 2009년 부산에 문을 연 센텀시티점도 정 부사장이 힘을 쏟은 곳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세계최대 매장으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오르기도 했다.
정 부사장은 이 곳을 세계적 수준의 백화점으로 만들기 위해 두바이 일본 미국 등 세계 곳곳의 쇼핑몰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했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가운데 신세계(2.52%), 이마트(2.52%), 신세계인터내셔날(0.43%) 등 3개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과거 ‘신세계SVN’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2012년 재벌빵집 논란으로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