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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채권 시장 위기 엄습, 정부 바이백과 WGBI 편입 '무용론' 대두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3-30 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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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의 여파로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치솟으며 국내 채권시장이 위기 국면에 노출되고 있다.

정부는 국고채를 되사들이는 긴급 바이백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세워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구조적 금리 상승 압력을 꺾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에 채권 시장 위기 엄습, 정부 바이백과 WGBI 편입 '무용론' 대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부는 국내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을 위해 추가 국고채 바이백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에 이어 4월1일 추가적으로 2.5조 원 규모 국고채 바이백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한국은 같은 날인 4월1일 세계국채지수에도 편입될 예정이다. 세계국채지수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발표하는 세계 최대 채권 지수를 일컫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의 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일 3.617%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이후 오름세를 보이던 가운데 연중 고점을 찍은 것이다. 

이와 같은 채권 시장 고금리 현상은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에 따른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 등으로 한국 채권 매도가 늘어 금리가 올라간 데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금리는 시장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회사채 시장을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의 조달 여건을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중 최고치에 이른 이번 달 23일 회사채(무보증 3년) AA- 금리 역시 4.19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국고채 ‘긴급 바이백’ 조치에 나섰다. 국고채 바이백이란 정부가 만기 전 국채를 시장에서 조기 매입해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 27일 2조5천 억 규모의 국고채를 사들였고 다가오는 4월1일에도 2조5천 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한다.

재정경제부는 26일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국채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한다”며 “금번 긴급 바이백은 3월27일(2.5조 원)과 4월1일(2.5조 원) 양일에 걸쳐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고채를 대규모로 사들여 시장 유통 물량을 줄이고 가격 상승을 유도함으로써 금리를 끌어내리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더해지면서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계국채지수에 맞춰 투자를 결정하는 자금은 약 2조5천억 달러로 추산되며 한국이 이에 편입되면 전 세계 대형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투자 기관들의 투자 자금이 정해진 비중 만큼 자동으로 한국 국채에 투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한국에 70~90조 원의 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러한 ‘이벤트’로 인한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세계적 추세가 감지되는 데다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구조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52%로 반영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한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란 전쟁에 채권 시장 위기 엄습, 정부 바이백과 WGBI 편입 '무용론' 대두
김민석 국무총리가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국채지수 편입의 영향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시장 금리 상승에는 보다 본질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 데다 이미 추종 자금이 상당 부분 선유입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LS증권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외 금리 상승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확대와 이로 인한 정책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진 데 기인했다”며 “WGBI 편입 직후 즉각적인 금리의 급락이나 원화의 강세 전환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성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139조6천억 원 외국인 순매수로 2024년 63조5천억 원 대비 76조 원의 추가 매수가 있었고 만기 상환을 제외한 순투자 규모로는 45조9천억 원 순증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상당 수준 선행 매수로 간주하고 추가 유입 규모를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하지 않나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정부의 바이백은 시장금리가 급격한 변동성을 진정하는 정도는 가능하겠으나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이끌기에는 제약 요인도 상당하다”며 “한국의 경우 당장 WGBI 지수 편입과 다른 국가들과 대비되는 호재가 있지만 정부 지출 확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상승 등과 같은 구조적인 수급 면에서는 글로벌 흐름에서 딱히 예외적인 적용이나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100조 플러스 알파 시장 안정 프로그램’이 채권시장 안정에 어떻게 활용될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천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최대 60조9천억 원 규모의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비상경제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100조원 플러스 알파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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