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천억 원의 손실을 낸 익시스 해양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의 적기인도에 전력을 다해 추가 손실을 내지 않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기업인 인펙스로부터 수주했던 해양가스처리설비(CPF)를 3~4월경 발주처에 인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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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삼성중공업은 17일 오후에 인펙스 관계자와 호주 외무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호주 익시스 가스전에 투입될 해양가스처리설비를 ‘익시스 익스플로러’호로 명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삼성중공업은 공정지연과 발주처의 요구에 따라 2015년 말부터 익시스프로젝트의 인도일정을 수차례 연기했는데 명명식을 열어 사실상 인도절차의 마지막 단계를 밟게 됐다.
익시스프로젝트는 삼성중공업에게 애물단지로 꼽혀왔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에 인펙스로부터 익시스 해양플랜트 건조계약을 당시 사상 최대규모였던 27억 달러에 따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해양가스생산설비의 건조경험이 없었던 탓에 초기 설계절차부터 사업이 지연되고 후속공정에서 사양변경에 따라 작업물량과 비용이 증가해 인도일정이 대폭 늦춰졌다.
삼성중공업은 익시스프로젝트의 잇따른 연기로 수차례 충당금을 쌓았는데 손실규모가 4천억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에 익시스프로젝트를 포함한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탓에 영업손실 1조5천억 원을 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익시스프로젝트의 인도로 건조대금을 받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인펙스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정률에 따라 대금을 정산받는 프로그레시브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공정을 대부분 끝낸 상태라 발주처와의 정산이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3월 말에 인도하기로 했던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에 글로벌 해양시추기업인 시드릴로부터 드릴십 2척을 10억4천만 달러에 수주했다. 하지만 최근 시드릴이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중공업이 나머지 건조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시드릴로부터 선수금 30%만 받은 상태며 나머지 70%에 해당하는 7~8천억 원은 수령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잔금을 받지 못할 경우 회사의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처가 드릴십의 인도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할 경우 잔금의 일부를 받는 방향으로 협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업체가 파산하더라도 발주처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받는 동시에 해당 설비를 잔금보다 비싼 가격에 팔 수도 있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드릴 문제를 빼고 보더라도 올해 글로벌 선사에 인도하게 될 선박 물량이 지난해의 2배에 이르는 50척가량이라 영업현금흐름에서 약 2조 원의 순유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