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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307년만에 독립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10 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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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307년만에 독립하나  
▲ 지난해 11월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왼쪽)와 니콜라 스터전 부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뉴시스>

스코틀랜드가 307년만에 독립을 향한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스코틀랜드의 독립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스코틀랜드는 오는 18일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독립 찬성의견이 과반을 넘어섰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지자 영국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스코틀랜드 방문과 회유정책으로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나섰다.

분리독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는 등 영국 경제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 여론조사 처음으로 독립찬성표가 우세

여론조사 기관인 유고브(YouGov)가 2~5일까지 실시한 스코틀랜드 주민대상 여론조사에서 독립 찬성의견이 51%로 나타났다고 AFP 등 주요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독립을 반대하는 의견은 49%였다. 스코틀랜드 독립 관련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반대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 찬성 지지율은 그동안 22% 포인트 이상 반대여론에 밀렸으나 최근 들어 6%포인트까지 격차가 줄어들다 마침내 역전됐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찬성의견이 12%포인트나 급증했다.

스코틀랜드가 이번에 분리독립에 성공하면 영국은 국토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북해유전 등 천연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잃게 돼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분리독립 요구의 불길이 웨일스와 콘월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 때 영원히 해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영국 연방은 잉글랜드만 남는 미니국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영국정부 '당근' 내밀며 진화 나서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당장 노동당은 영국 하원에서 40석을 잃을 처지에 놓인다. 노동당은 스코틀랜드의 독립기류가 보수당의 실정 때문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 307년만에 독립하나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노동당 당수였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영국은 잉글랜드 중심에서 벗어나 최대한 빨리 진정한 연방제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투표는 돌이킬 수 없는 분리와 스코틀랜드 의회 권한 강화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반대세력을 규합하는 중이다.

캐머런 총리도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 졌을 뿐”이라며 “영연방 유지를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정부는 수일 내에 분리 독립안 부결을 전제로 스코틀랜드에 조세권과 예산권, 복지집행 등 강력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중립을 지키고 있으나 독립여론 확산기류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총리는 “투표에서 찬성 결과가 나오면 2016년 3월24일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가능성이 높아지자 파운드화 가치도 폭락했다. 8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 대 달러 환율은 1.61달러로 전일 대비 1.3% 급락했다. 이는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내려앉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치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 이 은행은 영국정부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다.

◆ 조앤 롤링, 숀 코너리 등 유명인들도 여론몰이

스코틀랜드는 1707년 스코틀랜드 왕국과 잉글랜드 왕국의 합병으로 영국연방에 편입됐다.

그러나 두 지역이 지배-피지배의 역사에서 비롯된 오랜 앙숙관계라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축구경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2011년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분리독립을 당론으로 내걸고 다수당을 차지한 뒤 주민투표를 결정하면서 독립을 요구하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독립이 실현되면 당장이라도 노르웨이 수준의 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스코틀랜드는 북해유전의 자원을 확보한 만큼 1인당 4만 달러 수준의 국민소득을 노르웨이처럼 1인당 5만 달러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영국정부는 스코틀랜드가 국가수립 비용만 15억 파운드(약 2조5천억 원)를 쏟아 부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지금보다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거듭 위협하고 있다.

18일 실시되는 주민투표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코틀랜드 거주자 가운데 부동층과 타지역 거주자의 표심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유럽출신 거주민과 타지역 출신 영국인 등 외부인 유권자도 50만여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유명인들도 여론몰이에 뛰어들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조앤 K. 롤링은 에든버러 거주민의 자격으로 100만 파운드의 후원금까지 내가며 분리독립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는 6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구호보다 해답, 고함보다 이성, 적대감보다 단합이 필요하다”며 독립을 강하게 반대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화배우 숀 코너리는 롤링과 달리 분리독립 찬성론자다. 2003년 독립하지 않으면 스코틀랜드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였다. 그는 3월 영국의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새 나라를 건립하는 것보다 더 창의적 예술은 없다”고 썼다.

주민투표일까지 앞으로 1주일 남짓 남았다. ‘스코틀랜드는 독립국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410만 명의 유권자들이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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