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스코텍이 창업주 김정근 고문의 사망 이후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창업주로서 최대주주인 김 고문의 유족들이 상속세 부담 탓에 오스코텍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떠오르면서다.
▲ 김정근 오스코텍 고문(사진)이 사망한 이후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김정근 고문이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오스코텍과 대립해온 소액주주들은 조만간 이사회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외부인을 넣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경영진으로서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10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은 3월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통한 별도 안건을 상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회사와 협의해 안건을 일괄적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목소리를 따로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그동안 소액주주연대와 회사가 갈등을 빚어왔던 만큼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가 선정하는 인물이 아닌 별도 외부인물 중심의 감사나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사회에 진입시키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현재 경영진 일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오스코텍 이사회의 핵심 인물인 윤태영 대표이사와 홍남기 사외이사 등 2명은 3월로 임기가 끝나는데 재선임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유력한 윤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놓고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윤태영 대표는 대표이사와 함께 오스코텍의 연구개발(R&D) 총괄을 겸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2020년 3월 오스코텍에 합류한 이후 연구개발을 줄곧 이끌어왔다. 2025년 비상장 신약개발회사인 아델과 함께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술수출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윤 대표가 자리에서 빠지게 된다면 그동안 개발 계획이나 철학 등의 리더십을 새로 세워야하는 지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표의 거취는 오스코텍에 매우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오스코텍은 김 고문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즉각 "현재 이사회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경영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문제는 현재 분위기만 보면 이사회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스코텍은 소액주주들과 오랜 기간 갈등을 겪고 있다.
김 고문 등 오스코텍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은 12.67% 수준인 반면 소액주주 연대는 13%를 웃도는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부터 창업주와 경영진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이 안정적인 수준이 아닌 탓에 늘 소액주주 리스크에 휩싸였다.
실제로 2024년 오스코텍의 미국 신약개발사 제노스코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소액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한 뒤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실제로 소액주주들은 제노스코의 기업공개에 반발해 김 고문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부결했다.
오스코텍은 이후 제노스코 기업공개 대신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2025년 12월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수 확대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 탓에 이마저도 처리하지 못했다.
김정근 고문의 별세에 따라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도 예고된 상황에서 이사회까지 흔들린다면 회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 고문이 별세하면서 기존 김 고문이 보유하고 있던 오스코텍 지분에 대한 상속 절차가 개시됐다. 최종 지분 귀속과 상속 이후 최대주주 변동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고문이 보유한 지분은 12.45%로 9일 종가 기준으로 약 24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상속세는 과세표준 30억 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는 50% 세율에 최대주주 할증 평가 20%가 더해질 경우 실효세율은 약 60%에 이른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1200억~144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바이오업계에서는 오스코텍(사진)이 제노스코 지분 인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주식담보 대출을 통한 분납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유족이 상속 받은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닫아놓을 수는 없다.
지배력을 확고하게 확보한 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창업주의 지분마저 잘게 쪼개지고 매각된다면 지배구조 리스크가 한층 심화할 수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오스코텍이 제노스코의 지배구조 정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떠오르지만 이마저도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제노스코는 오스코텍의 미국 연구개발 자회사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의 권리를 오스코텍과 공동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지분 59.12%를 보유하고 있으며 렉라자 권리 일원화를 위해 100% 자회사화를 추진해온 바 있다.
김정근 고문의 장남인 김성연씨가 제노스코 지분 약 13%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오스코텍에 매각할 경우 상속세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큰 편이다.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은 제노스코의 적정 가치를 약 7천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 반면 기존 제노스코 주주들은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영갑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번 주총 안건과 관련해 회사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제노스코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