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픈AI의 'AI 이어폰'용 시스템온칩(SoC) 위탁생산과 AI 칩 '타이탄'용 HBM4 공급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프로>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오픈AI가 개발하는 인공지능(AI) 이어폰 '스위트피'에 2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엑시노스' 칩을 공급하며 반도체 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가 2028년까지 최대 5개의 AI 하드웨어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는 추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말에는 오픈AI가 자체 주문형 AI 반도체(ASIC) '타이탄'을 출시할 예정인데,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픈AI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AI 이어폰 '스위트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스템온칩(SoC)에서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경제매체 공상시보는 "오픈AI는 '스위트피(Sweetpea)'라는 코드명의 AI 이어폰을 개발 중이며, 이는 AI 시대의 휴대용 인터랙티브 게이트웨이(상호작용형 관문)가 될 것"이라며 "구독 서비스+하드웨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스위트피는 사용자 귀에 상시 머물며 질문에 답하고, 실시간 통번역을 수행하며, 일상을 보조하는 'AI 친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전 애플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를 영입해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벗어나,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AI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스위트피를 개발해왔다.
스위트피에 탑재될 시스템온칩(SoC)으로는 삼성전자의 2나노 엑시노스 시리즈가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오픈AI는 스위트피의 첫 판매 목표량을 최대 5천만 대 수준으로 잡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새로운 2나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오픈AI는 2028년까지 5가지 하드웨어 라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추가 반도체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픈AI가 준비하고 있는 기기로는 AI 펜 '검드롭'을 비롯해 AI 안경, 홈디바이스, 포켓 기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 ▲ 오픈AI의 인공지능(AI) 이어폰 '스위트피' 추정 개념도. < 중국 테크 블로거 '스마트 피카츄 X'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올트먼 CEO와 만나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오픈AI는 웨이퍼 기준 월 90만 매에 달하는 고성능 D램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재 월 D램 생산량을 넘어서는 물량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오픈AI에 HBM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첫 맞춤형 반도체(ASIC)인 '타이탄'의 출시를 올해 말 앞두고 있다.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한 타이탄은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되고, 타이탄에 들어가는 HBM3E(5세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는다.
차세대 ASIC '타이탄 2'에는 HBM4를 탑재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맞춤형 HBM4 개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ASIC 출시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기회다.
오픈AI는 브로드컴으로부터 약 10기가와트(GW)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데 향후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 반도체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20%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0조 원의 HBM 시장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HBM 시장에서 ASIC 비중이 지난해 10%에서 2026년 33%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2025년 16%에서 올해 3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객 중심의 맞춤형 솔루션으로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주도하는 AI 반도체 생태계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HBM4는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전례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며 고객들과 함께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