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탓이다.
동부건설은 자금 마련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탄인수 포기를 낳은 원인으로 작용한 송전망 건설 비용문제가 앞으로 동부발전당진 매각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동부건설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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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건설 채권단은 5일 "삼탄이 예정된 동부발전당진 인수 대금 2700억원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삼탄이 아직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탄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경우 계약금 270억 원에 대한 손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포기하는 쪽으로 기운 데 7천 억 원 규모의 송전망 건설비용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탄은 송전망 건설비용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앞서 한국전력은 동부발전당진이 생산전력을 배전하기 위한 예비 송전망 건설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동부건설이 이번에 동부발전당진 매각에 차질을 빚게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부건설이 동부발전당진과 관련해 송전탑 건설비용과 관련된 쟁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송전탑 건설비용을 고려하면 동부발전당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거의 1조 원에 육박한다. 업계는 삼탄이 포기할 경우 다음 순위자인 SK가스가 협상에 나서게 되는 데 과연 1조 원이라는 돈을 감당할지에 대해 미지수라고 본다.
애초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매각자금이 들어오면 이 돈 가운데 일부를 9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500억 원 상환에 이용하려고 했다. 동부건설은 오는 11월 만기 회사채 844억 원을 포함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1344억 원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9월에 갚아야 할 회사채 500억 원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상환이 가능하다"며 "2조5천 억 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 있어 자산 유동화에 무리가 없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일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로 3단계 낮추는 등 동부건설은 여전히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이 오는 9월과 11월에 만기가 찾아오는 회사채를 자체 유동성으로 모두 상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건설 채권단은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워크아웃을 놓고 논의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