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가 IP(지적재산권)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영업이익률이 날로 줄어드는 가운데 사업 다각화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는 모양새로 분석된다.
22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IP 종합 스튜디오’로 변모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열린 CEO(최고경영자)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장경익 대표가 밝힌 비전의 요지는 콘텐츠 수익 창출 통로와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기존 콘텐츠가 방영 뒤 3개월 동안만 돈을 벌어 왔다면 앞으로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반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신사업 탐색은 드라마 콘텐츠 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높은 제작비에 따른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작비가 너무 높아 넷플릭스 정도가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며 “방송사들이 평일 드라마 편성을 없애는 등 콘텐츠 수요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제작비에 따라 스튜디오드래곤의 영업이익률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0.8%였던 영업이익률은 지속 하락해 2024년 6.6%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3.1%로 떨어졌다.
▲ 스튜디오드래곤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한 번 비용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IP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IP 사업의 이익률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3% 정도인 IP 사업의 매출 비중을 앞으로 3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영업이익에서의 비중 역시 10%에서 38%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비교 대상으로 디즈니를 지목했다. 디즈니 매출 가운데 36%, 영업이익 가운데 63%가 IP 사업에서 나온다고 스튜디오드래곤은 말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경익 대표가 밝힌 새로운 구상이 아직 구체적 내용이 없는 일종의 선언에 가깝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커머스(브랜드 구축), 디지털(유튜브, 숏폼으로 양방향 콘텐츠 제작), 캐릭터(공식 캐릭터 세계관 활용), 휴먼IP(신인 배우 발굴) 등 4가지 영역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 내부에서 IP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다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다”며 “아직 가시화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은 새로운 사업 방향에 우선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CEO 애널리스트 데이 이후 약 2주 동안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약 12%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은 다소 하락세를 보였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국내 드라마 제작업은 성장과 수익성의 한계에 부딪히며 주가도 부진했다”며 “드라마 제작비가 상승하고 방송 광고가 감소하며 채널의 드라마 편성이 축소돼 드라마 제작사는 외형 감소 및 수익성 하락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디오드래곤은 IP 사업 확대로 드라마 제작업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또한 일본 시장에서도 IP 사업 확장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2019년 방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은 올해까지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일본은 인기 IP의 수명이 무척 길다”이라며 “흥행 IP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기에 매력적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