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과 부영이 제주도 중문에서 레저호텔사업으로 맞대결을 예고했다.
두 회사는 주택사업으로 덩치를 키우며 굴지의 건설사로 발돋움했는데 ‘알짜’ 현금부자로 통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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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이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를 최근 800억 원을 들여 인수해 레저호텔사업에 뛰어든다.
퍼시픽랜드는 중문 해수욕장 인근에서 돌고래 공연장, 식당, 요트 투어 등 마리나 시설을 운영해왔다. 호반그룹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중문해수욕장과 연결되는 약 5만m² 부지에 특1급 호텔 및 빌라 등의 숙박시설과 복합 휴양 문화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을 세웠다.
호반그룹은 아파트브랜드 ‘베르디움’으로 더 알려진 호반건설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올라있으며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그룹이 레저호텔사업 진출을 선언한 제주 중문관광단지에는 부영주택이 2015년부터 제주부영호텔&리조트를 열고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4개 호텔, 1380호실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레저호텔 등으로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택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영그룹은 임대주택사업으로, 호반그룹은 입지 좋은 택지를 개발해 ‘가성비’ 좋은 아파트분양 전략으로 성공해 모두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임대주택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분양시장에도 양극화현상이 나타나면서 택지개발을 통한 아파트분양 성공도 계속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호반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의 재건축단지 시공사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형건설사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건설사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재건축이나 도시정비사업 등이나 해외에서 수주를 확보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형편이 그렇지 못하다. 주택경기가 서울보다 수도권,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먼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미분양 등의 우려가 커진다. 호반건설도 올해 지난해보다 30% 가량 적은 8천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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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호반그룹이나 부영그룹의 경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레저호텔사업을 확대할 경우 알짜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 다른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경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택지확보도 쉽지 않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신규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안정적인 현금창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은 경기 여주에서 '스카이밸리 CC'와 하와이 '와이켈레 CC'등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삼성생명 사옥을 사들이는 등 지난해부터 부동산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섰으며 서울 소공동과 성수동에 호텔을 추가로 짓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등이 있는 복합 종합관광단지 보유해 자회사 무주덕유산 리조트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안성, 제주, 무주, 순천 4곳, 해외에서 라오스와 캄보디아 2곳에 골프클럽도 운영하고 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