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홈플러스, 서희건설 등 편의점 후발주자들이 언제쯤 안착할 수 있을까?
편의점사업은 점포 수가 곧 실적이기 때문에 매장을 늘려 몸집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 등 상위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편의점 수가 1만개를 넘어섰다.
후발주자들도 매장 늘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트를 제외하고는 매장 수를 늘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 이마트위드미, 이마트 지원사격 힘입어 매장확대 탄력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마트위드미 편의점 수는 1765곳으로 2015년 말 1058곳보다 707곳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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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이마트가 2013년 12월에 위드미를 인수할 당시 편의점 수는 89곳에 불과했는데 3년 만에 편의점 수가 1700여곳이나 증가한 것이다.
위드미는 3무정책을 앞세워 매장을 빠르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3무정책은 로열티(가맹점수수료)와 365일 24시간 영업 방침, 중도해지 위약금이 없는 정책을 뜻한다.
정용진 부회장이 편의점사업에 관심이 높아 올해도 빠르게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이마트에서 신사업 발굴을 맡아온 김성영 부사장이 이마트위드미 대표를 맡은 대목도 편의점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위드미 편의점의 공격적 출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성영 부사장을 이마트위드미 대표로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말 위드미 편의점을 매년 1천곳 이상씩 공격적으로 출점해 3년 뒤에는 5천곳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통해 편의점 사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위드미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3년 사이 780억 원을 출자했다.
정 부회장은 편의점사업에서 적자만 누적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세계그룹 유통사업의 물류 및 배송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편의점은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체브랜드(PL) 상품을 확대하는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도 규모의경제가 작용하는데 위드미의 경우 점포가 2500곳 정도는 돼야 수익이 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점포 수가 1700여곳을 넘어선 만큼 매장확대에 더욱 매진해 이른시일 내에 수익을 내려 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 홈플러스와 서희건설, 점포수 늘리기에 고전
이마트위드미가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365플러스와 서희건설이 운영하는 로그인은 편의점 수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365플러스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0개로 2015년 말 374개 대비 16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365플러스는 경쟁 편의점들 대비 상품구성(MD) 경쟁력이 떨어지고 제품 관리 역량도 뒤쳐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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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
편의점 상위권 업체들이 다양한 자체브랜드(PB)상품을 내놓고 택배픽업, 배달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는 데 365플러스는 이 부분에서 뒤처진다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마트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편의점사업에 힘을 싣지 못하게 된 점도 매장을 확대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은 2015년 9월 편의점 ‘로그인(LOGIN)’ 점포 96곳을 인수한 뒤 2개월 만에 점포 수를 140곳까지 늘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편의점 수가 160개로 지난해 목표치인 300개에 한참 못미쳤다.
서희건설은 편의점 점주들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내걸며 빠르게 매장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편의점업체들이 가맹점주로부터 월수익의 일정 비율을 가맹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서희건설은 수익에 상관없이 30만 원 미만의 월회비만 받는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서희건설이 로그인 편의점을 인수하기전 계약을 맺었던 점포 가운데 폐점한 곳들이 생겨나 생각보다 매장확대가 더뎠다”며 “올해는 점포 수가 25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서희건설이 올해도 편의점 수를 대폭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업계 관계자는 “365플러스이나 로그인 편의점 브랜드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인지도가 떨어지고 제휴서비스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편의점 수를 늘리는 데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