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을 놓고 노사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측은 본사 방침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올해 임금협상 때 합의된 내용을 사측이 어겼다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 ▲ 한국GM이 내년 1월1일부터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9개의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고, 2월15일부터 운영을 종료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직영 서비스센터가 브랜드 신뢰도와도 직결되는 만큼, 예정대로 직영 서비스센터가 매각되면 내수 시장에서 한국GM의 이미지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과 관련해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내년 1월1일부터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9개의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2월15일부터 운영을 종료한다. 서비스 접수 중단까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중단을 놓고 노사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이 끝난 지 2개월이 지났음에도 노조는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한국GM 노조는 차기 지도부를 뽑고 있다. 27일부터 28일까지 1차 투표, 12월4일부터 5일까지 2차 투표가 진행된다. 노조 측은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과 관련해 차기 지도부와도 연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임금협상 때는 한국GM 사측을 주로 압박했다면,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를 놓고는 정부와 국회, 산업은행, 미국 본사 등을 상대로 전방위 호소와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규백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직영서비스센터 폐쇄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도 국회의원 8명의 공동 주최로 열렸지만, 실제로 참석한 의원은 3명에 그쳤다.
노조는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대상으로도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국제연대를 통해 미국 본사에도 압박을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직영 서비스센터가 계속해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비효율 자산 매각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와 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GM 직영 서비스센터 전경. < 한국GM > |
다만 사측이 올해 임금협상 당시 노조와 합의를 깼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과 관련해 미리 정해진 결과가 없음을 전제로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문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영 정비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폐쇄 일정을 통보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측은 애초부터 합의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카드로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를 활용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한다 해도 당장 한국GM 차량 정비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전국 협력 서비스센터 380여 개를 중심으로 차량 점검과 수리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 훼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은 소비자 신뢰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협력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 사후관리(AS) 품질 저하나 비용 상승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직영 서비스센터는 한국GM이 올해 3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서비스센터라고까지 홍보한 상황에서 매각에 나서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직영 서비스센터가 사라지면 한국GM에 대한 국내 소비자 관심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협력 서비스센터에서 정비가 가능하다고 해도 직영 서비스센터보다 신뢰가 안 가고,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