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 지붕 두 가족’인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어떻게 정리할까?
물류계열사들인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한 건물로 본사를 옮기면서 두 회사의 합병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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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6일 재계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2월 안에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5가에 위치한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두 회사의 본사는 현재 각각 서울 중구 연세봉래빌딩,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에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현대로지스틱스의 이름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바꾸고 현대택배도 롯데택배로 바꿨다. 기업이미지(CI)도 교체했고 택배기사의 유니폼과 택배차량을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또 롯데케미칼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기임원 일부도 교체하는 등 롯데그룹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와 3자물류, 항만운영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2015년 매출은 1조6527억 원이다.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은 CJ대한통운에 이어 한진과 2위를 다투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점유율은 43~44%,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점유율은 12~13%가량이다.
롯데그룹의 기존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는 주로 계열사 화물을 취급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합병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그룹 안에 굳이 2개의 물류회사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류산업이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적 산업이라는 점도 두 회사의 합병설에 무게를 실어준다.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 등을 검토하는 것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육상 운송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사업 및 해운과 항공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사업에 강점이 있다”며 “둘을 합칠 경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설은 2014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롯데그룹이 앞으로 택배사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택배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물량은 20억 상자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국내 택배물량도 18억 상자를 넘어 사상 최대기록을 세웠다.
택배시장은 불황에도 강하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비교적 가격이 낮은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는 탓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물량만으로도 앞으로 택배사업에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그룹의 자체 물량을 연간 7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