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알뜰주유소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하는 한화토탈이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열린 차관급 회의에서 알뜰주유소의 경쟁력강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앞으로 한화토탈 등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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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한화토탈 대표. |
산자부는 알뜰주유소의 주무부처로 석유공사 등과 함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유회사들은 유류를 석유공사에 납품하거나 도로공사, 농협, 개별사업자 등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산자부는 올해 석유공사와 도로공사, 농협 등이 정유회사로부터 유류를 사들일 때 공동구매물량을 최대한 결집해 가격을 낮추고 개별 알뜰주유소의 유류 구매실적에 따라 공급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방안을 통해 알뜰주유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공동구매 등을 통해 사들이는 물량을 늘려 정유회사들 사이에서 공급가격을 인하하려는 경쟁이 자연스럽게 펼쳐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주유소의 가격경쟁력을 키워 일반주유소와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이 유류를 구매하는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알뜰주유소는 전국 주유소 가운데 약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2015년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값이 내려가면서 리터당 몇십 원을 아끼기 위해 알뜰주유소를 찾는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정책적 지원이 줄어든 점도 알뜰주유소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012년 알뜰주유소를 도입하면서 소득세와 법인세, 재산세 등을 감면해주는 혜택을 줬는데 2014년 말 혜택이 모두 끝났다.
산자부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를 지원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세금감면 혜택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계획대로 알뜰주유소가 경쟁력을 회복하면 한화토탈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에 모두 유류를 유통하는 정유4사와 달리 한화토탈은 알뜰주유소에만 유류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알뜰주유소가 활성화할수록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더욱 유리하다.
한화토탈은 삼성토탈 시절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석유공사에 유류를 공급했는데 한화토탈로 이름을 바꾼 2015년 실시된 입찰에서 다시 석유공사에 휘발유를 공급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토탈은 저유가로 알뜰주유소 업황이 부진하면서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휘발유부문에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2014년 1.56%를 나타냈는데 2015년 1%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0.11%로 급락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석유공사에서 요구하는 물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공급량이 감소했다”고 “저유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