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5-10-30 15: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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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C현대산업개발이 3년 연속 한 해를 시작하며 세웠던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다만 지난해 주택공급 측면에서는 당초 분양 계획을 모두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는 남은 4분기 3200세대가 넘는 수도권 대단지를 필두로 분양 목표를 달성하고 실적 개선세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수한 수주 성적에 이어 분양에서도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HDC현대산업개발 IR 자료 등에 따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수주잔고가 과거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 수주잔고는 2021년 말 33조6348억 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듬해인 2022년 31조6430억 원으로 2조 원 이상 축소됐다.
당시 수주잔고를 부문별로 보면 외부 도급사업인 외주주택 부문 규모가 2021년 말 20조887억 원에서 2022년 말 16조8192억 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 6월과 2022년 1월에 잇달아 발생한 대형사고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말까지 수주잔고가 30조4052억 원으로 1조 원가량 감소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곳간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31조3144억 원을 거쳐 올해 3분기 말 수주잔고를 32조7983억 원까지 늘렸다.
세부적으로 외주주택 부문 잔고가 2021년 수준에 육박하는 19조7919억 원까지 회복됐다. 여전히 영업정지 처분에 이어지는 소송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장의 경영 수치에서는 과거 사고 영향을 털어버린 모양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일감 확대는 최근 3년 연속 연간 수주목표를 적지 않게 초과 달성한 영향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지주사 HDC와 분할 이후 실적 및 수주목표 등 연간 경영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3년부터 이를 공시하기 시작했다.
공시 첫해인 2023년에는 연간 수주목표를 2조816억 원으로 세운 뒤 28.7% 웃돈 신규수주 2조6784억 원을 기록했다.
초기 목표가 전년도 연결기준 매출의 60% 수준이었던 2023년과 비교해 지난해에는 4조 원 초반대인 연간 매출을 크게 뛰어넘는 수주 계획을 내놓고 이를 크게 초과 달성하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연초 수주목표로 4조8529억 원을 설정한 뒤 2.5% 상회한 4조9754억 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4조6981억 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 이미 3분기까지 목표 달성률 94.4%인 누적 신규수주 4조4344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연간 청사진을 수치로 시장과 소통한 뒤 3년 연속 수주목표 달성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올해는 안정성이 높고 브랜드 가치 제고도 바라볼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서 3조7874억 원이라는 신기록을 바탕으로 일감을 쌓고 있다.
9천억 원이 넘는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앞세운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2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917세대 규모의 부산 동래구 온천5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추가 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 측면에서는 지난해 아쉬움을 올해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만3천여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7500세대에 조금 못 미치는 공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분양실적 4984세대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 세웠던 1만1천여 세대의 목표와 비교하면 40%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4월 581세대 규모의 ‘시티오씨엘 7단지’를 시작으로 8월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977세대)’, 9월 ‘상봉 센트럴 아이파크(443세대)’ 등을 공급했다.
다만 내달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접수를 받는 ‘운정 아이파크 시티’를 시작으로 4분기 분양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 파주시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도시개발구역에 들어설 '운정 아이파크 시티' 투시도. <운정 아이파크 시티 홈페이지 갈무리>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경기 파주시 서패동 432번지 일대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 들어서는 3250세대 규모다.
파주시의 숙원사업으로 공동주택과 함께 다양한 의료시설이 구축될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조성사업이 20일 착공식을 열고 첫삽을 뜨면서 파주에 최대 브랜드 대단지로 조성될 운정 아이파크 시티를 향한 주목도 높다.
이후 ‘시티오씨엘 8단지(540세대)’, ‘힐스테이트 광명(196세대)’, ‘의왕시청역SK뷰아이파크(384세대)’ 등 컨소시엄 소속으로 4분기 다수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천안 아이파크 시티 3~6단지 일부도 올해 안에 공급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분양일정이 조정되면서 3분기까지 다소 부진한 공급실적에도 연간 분양계획이 기존 1만1천여 세대에서 1만2454세대로 확대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풍부한 수주잔고 속에서 분양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면 공사 진행을 통해 수익성 개선세에 탄력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 73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보다 53.8% 늘어난 것이다.
당초 시장기대치(867억 원)을 15.8% 밑돈 것으로 몇몇 증권사를 이를 근거로 HDC현대산업개발 목표주가를 내려 잡기도 했다.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주요 요인은 자체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원아이파크시티 오피스텔 11·12단지 준공 매출이 크게 잡힌 점이 꼽힌다.
다만 수익성이 우수한 서울원 아이파크 현장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반은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원 아이파크의 공정률은 올해 말 16% 수준에서 내년 말에는 35%까지 늘어나 연간 7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부 규제가 집중된 서울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다른 건설사와 다르게 신규 분양계획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서울원(아이파크) 매출화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분양을 앞둔 운정 아이파크 시티와 최근 분양한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 등 대형 사업장에 따른 매출 인식을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 실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검증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1만 세대 이상의 꾸준한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