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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방은 1979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유아의류 브랜드다. |
유아 의류 전문 브랜드 아가방이 중국계 기업에 팔렸다.
아가방은 국내 최초 유아 브랜드로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었으나 저출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유아와 아동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아가방의 중국사업 확대가 점쳐진다.
아가방컴퍼니는 3일 최대주주 김욱 회장의 보유지분 17.8% 가운데 15.3%(427만2천주)를 라임패션코리아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1주당 7500원으로 총 320억 원 규모의 계약이다.
라임패션코리아는 주식 취득을 완료하면 아가방의 최대주주가 된다. 라임패션코리아는 아가방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방컴퍼니는 라임패션코리아와 케이에스에드에 243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하기로 했다. 라임패션코리아는 214억 원으로 420만주를 배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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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욱 아가방컴퍼니 회장 |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라임패션코리아는 아가방컴퍼니 지분 25.9%를 보유하게 된다.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패션기업 랑시그룹이 우리나라에 세운 회사인데 중국에서 팔기 위한 의류를 중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랑시그룹은 여성복 분야에서 중국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랑시그룹은 중국 내 유아 및 아동 의류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 한국 1위 유아 브랜드인 아가방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아가방은 1979년 국내 최초 유아의류 전문회사인 보라유통산업으로 시작했다. 1980년 아가방으로 이름을 바꿨고 그뒤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우리나라 대표 유아용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아가방 외에도 디어베이비, 엘르, 에뜨와 등 브랜드를 갖고 보유하고 있으며 아가방갤러리와 넥스트맘 등 편집샵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심각할 정도로 하락하면서 아가방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1년 95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9억 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90억 원을 기록해 연간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최근 해외 직접구매가 늘어난 것도 아가방에 악재로 작용했다. 해외직구 주요 소비자층인 20~30대 주부들이 유아용품을 해외직구로 많이 구입하면서 국내 유아용품기업들의 침체를 부채질했다.
반면 중국의 유아용품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중국정부가 1가구 1자녀 정책을 완화하면서 인구증가가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의 유아용품시장이 2018년 9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라임패션코리아가 아가방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도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에서 한국 유아용품 브랜드가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가방은 1996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지난 4월에야 매장을 처음 냈을 정도로 아직은 중국사업이 크지 않다. 라임패션코리아의 인수로 아가방의 중국진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