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5-10-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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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어느덧 3800선에 다가섰다.
국내 주식 투자자 사이에선 증시 상승세 속 고점이 어디일지 가늠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 11월 정기국회가 코스피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단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9월1일 여야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험적으로 국내 증시를 향한 믿음이 견고하지 못해, 조정장을 우려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11월 정기국회 기간에 즈음해 정책적 뒷받침이 있을 경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증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투자자라면 정책적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때다.
19일 증권가에선 11월 정기국회가 새로운 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우선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정기국회에서 시장 친화적 방안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적의 합리적인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기존 정부안인 ‘최고세율 35%’를 2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배당소득 최고세율이 35% 수준으로 책정될 경우 주식 양도소득세 25%보다 높아 배당 유인을 낮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세율이 25%로 낮아지면 배당 유인이 실질적으로 강화돼, 증시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3차 상법개정의 11월 정기국회 처리 여부도 눈 여겨 봐야 한다.
3차 상법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하고 있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하는 관행을 없앨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자사주는 자체적 의결권이 없음에도 경영권 분쟁 시 우호세력에게 자사주를 넘길 수 있어 잠재적 우호 지분으로 여겨진다.
기업을 지배하는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쌓아두기만 해도 배당 부담은 덜고, 기업 지배력은 강화할 수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당국이 전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는 ‘꼼수’ 규제에도 나서고 있어, 자사주 소각 관련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교환사채 발행결정 규모는 50건, 액수는 1조4455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총 발행 규모인 28건·9863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9월 한 달에만 39건·1조1891억 원을 기록해 3차 상법개정을 앞두고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주주로선 소각 대신 EB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시장에 오버행(잠재적 대량매도 압력)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가에는 악재로 인식된다.
금감원은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16일 EB 발행 결정시 주주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도록 공시 작성기준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은 20일부터 시행된다.
▲ 17일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0.01% 오른 3748.89포인트로 마감했다.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한 뒤 숨을 고르는 모양새라, 반락 우려도 함께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질 경우 국내증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기·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 저PBR(낮은 주가순자산비율) 현상은 기업의 전략적 대응과 제도적 기반이 맞물려 작동한다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며 “정책 당국의 일관된 지원과 투자자의 건설적인 관여가 고착화된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낮은 배당성향이 한국 증시 저PBR의 원인”이라며 “거버넌스 개선으로 일본 닛케이 수준까지 PBR을 높일 수 있다면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 안에 코스피 4천 달성도 무리가 아니다”고 내다봤다.
현재 코스피 PBR은 약 1.1~1.2배 안팎이다. 일본 증시 PBR인 약 1.4~1.5배보다 0.3배가량 낮은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16일 향후 1개월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기존 3500포인트에서 3750포인트로 상향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주주환원기조를 강화하고 있고, 의회는 정기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금은 코스피 4천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9월30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PBR측면에서 국내 증시는 아직 고평가 상태가 아니다”며 “코스피 5천은 정부의 간판 공약이고, 민주당도 여당으로서 이를 뒷받침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