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10-10 14: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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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10월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른바 ‘업토버(Uptober)’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기대감이 겹치며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흐름과 지표 분석에 따라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짚는다.
▲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10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졌다. 에브리싱 랠리는 통화가치가 떨어지며 주식·채권·가상자산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을 ‘미니 에브리싱 랠리’로 표현하며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등에 따라 주요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역시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휴 기간 금, 은 등 원자재와 비트코인 성과가 돋보인다”고 짚었다.
비트코인은 10월 들어 상승하며 ‘업토버’ 현상이 유효하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6일(현지시각)엔 12만6천 달러(약 1억7936만 원) 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 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2만 달러(약 1억7천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각 나라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검토하며 유동성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점이 상승세를 뒷받침한다고 평가된다. 투자자들이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해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 유동성 확대는 비트코인의 ‘4년 반감기’ 이론이 힘을 잃게 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요인도 과거의 ‘공급 사이클’보다 ‘자금 순환’에 더 의존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통상 채굴 보상이 4년 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마다 공급 감소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보다 투자심리와 자금 흐름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보는 의견이 제기된다.
가상화폐 분석가 아서 헤이즈는 9일(현지시각) 분석 리포트를 내며 “비트코인 가격은 세계 통화 완화 기조에 따라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비트코인이 하락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으며 사실상 전통적 ‘4년 반감기 가설’이 덜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비트코인과 금 등 주요 자산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 iM증권 >
유명 투자자 피터 브랜트는 4년 주기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번 상승장이 과거와 달리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기관투자자 참여 등 거시 경제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낙관적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5만~18만5천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 흐름뿐 아니라 기술적 지표 분석에 따라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새로운 최고가를 경신한 뒤에도 차익 실현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통상 보유자들이 가격 상승에도 서둘러 코인을 매도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면 지속적 상승세를 뒷받침한다고 풀이된다.
가상화폐전문매체 디크립트는 9일 보도에서 가상화폐분석업체 그릭스라이브 수석연구원인 아담 추 말을 인용하며 “현재 비트코인 옵션 시장을 살펴봐도 상승세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담 추는 “특정 가격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콜옵션(매수)에 계약이 집중됐다”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가격 조정에 들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상화폐 옵션거래소 더리빗 최고영업책임자(CCO)인 장 다비드 페키뇨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11만8천~12만 달러(약 1억6757만~1억7천만 원) 선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 조정세에도 중장기적 비트코인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며 “비트코인 가격은 연내 13만8천 달러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