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연이은 신작 흥행에 성공한 넷마블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MMORPG 신작 ‘뱀피르’의 흥행과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글로벌 성과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과제로 지적돼온 자체 지식재산(IP) 강화와 해외 확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8월26일 출시된 ‘뱀피르’는 한 달 만에 약 4천만 달러(약 5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같은 기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는 40만 건을 넘어섰다.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전날인 9월30일 기준으로도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수성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상반기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신작이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넷마블이 RPG 장르에서 다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넷마블네오가 개발한 ‘뱀피르’는 언리얼엔진5 기반의 MMORPG로 뱀파이어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워 피·공포·섹슈얼리티라는 키워드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리니지라이크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소재와 연출에서 차별화한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방송인 협업 등 퍼블리싱 역량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회사의 대표 IP '세븐나이츠'를 계승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도 해외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대만, 태국,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태국과 홍콩에서는 iOS 매출 1위까지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버전 iOS 기준으로 일 매출이 8억 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나 리버스 글로벌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매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며 “동남아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뱀피르 등 신작이 기대이상 성과를 내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가 성공적인 상반기를 보낸 가운데 신작 성과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작들이 기대 이상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실적 추정치가 당초보다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은 6970억 원, 영업이익은 83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27.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도 매출 7896억 원, 영업이익 107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6%, 2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올해 흥행작들이 넷마블의 자체 IP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부 IP 의존도가 높아 로열티 부담이 컸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IP로 성과를 거둔 만큼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동시에 넷마블이 그간 과제로 지적받아온 해외 성과 부족 문제도 일부 해소되는 분위기다. 최근 작품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며 기존 우려를 덜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우려 요인으로는 넷마블이 다작 전략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신작 간 경쟁으로 인한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가능성이 지적된다.
실제로 상반기 흥행작인 ‘RF 온라인 넥스트’는 출시 이후 매출 10위권을 지켜왔으나 ‘뱀피르’가 출시된 9월 들어 3주차에 30위, 4주차에 36위까지 떨어졌다. 신작 흥행이 기존 타이틀의 매출을 일부 잠식한 결과라는 시각도 나온다.
여기에 회사의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출시가 내년 1월28일로 미뤄지면서 올해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을 예정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사들의 오픈월드 신작들이 다수 출시 예정인 만큼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일곱 개의 대죄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일정 부분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