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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0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점에서 이사회가 끝난 뒤 로비로 나와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신한금융의 ‘리딩금융그룹’ 위치를 지키는 일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신한금융은 20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조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후보로 확정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조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면 3년 동안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조 내정자는 “차기 회장후보로 선임된 것은 지난 6년 동안 신한금융을 훌륭하게 이끈 한동우 회장의 업적을 이어받아 신한금융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한 회장의 재임기간인 2011~2015년 내내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사업과 해외사업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해 성과를 냈다.
그러나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합병 등으로 비은행사업을 확대해 추격의 기반을 마련했다. 총자산으로만 따지면 KB금융(516조 원)이 신한금융(489조7천억 원)을 이미 앞질렀다.
하나금융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을 마쳐 은행의 수익성을 대폭 강화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성장을 이끌거나 돌파구를 만들어낼 요소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 때문에 조 내정자는 비은행·해외·디지털사업 등 신한금융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내정자가 회장후보로 선임된 데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하면서 비은행사업 경험을 쌓은 점도 고려됐다. 신한은행장 시절 신한베트남은행의 현지화를 진두지휘했고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써니뱅크’ 등으로 디지털금융에 신속하게 대응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조 내정자는 20일 신한금융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국내외 환경이 매우 불확실한 만큼 신한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도 어떻게 성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신한금융의 먹거리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것도 조 내정자의 몫이다.
조 내정자는 “신한금융의 조직이 커진 만큼 활력을 내기 위해 ‘신한문화’의 가치를 높이겠다”며 “이것이 조직의 힘으로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프로세스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내정자는 신한사태와 연관성이 적어 내부화합을 도모하는 일도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957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어려 신한금융에 대규모 세대교체라는 새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