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SUV '씨라이언7' 한국 가격 일본보다 비싼데 옵션은 더 빠져, 소비자들 '차별'에 불만 커져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09-09 15: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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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BYD(비야디)코리아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7’을 국내 출시하면서, 국내 판매 가격을 일본에 비해 더 높게 책정한 데 비해 일본 판매 모델에 비해 더 낮은 옵션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BYD가 한국 시장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씨라이언7의 국내 판매가격은 4490만 원으로 확정됐는데, 일본 동일 모델은 기본 사양이 더 많이 적용됐음에도 700만 원 정도 할인 판매해 국내보다 차값이 더 저렴하다.
▲ BYD(비야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7’. < BYD코리아 >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BYD코리아가 씨라이언7에 동급 차량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YD코리아는 씨라이언7 후륜구동 모델을 국내에서 4490만 원에 판매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국내 출시 모델이 일본과 비교해 옵션 사양이 많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판 모델에는 일본 판매 모델에는 들어가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2열 수납형 암레스트도 적용되지 않았다. 덴마크 오디오 제조사 다인오디오의 사운드 시스템 대신 일반오디오가 탑재됐고, 시트 가죽도 프리미엄 나파 가죽이 아닌 인조 가죽이 적용됐다.
일본에서 씨라이언7 후륜구동 모델 판매 가격은 495만 엔(466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국내보다 정가는 170만 원 정도 비싸지만, 현재 73만 엔(687만 원)을 할인해 판매 중이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기 전 기준으로도 국내보다 517만 원이 저렴하다.
일본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일본에서 씨라이언7 판매가격은 322만 엔(3039만 원)까지 낮아진다. 씨라이언7의 국내 정부 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BYD코리아는 18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일본보다 기본 사양이 떨어지는 모델을 1천만 원 이상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BYD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가격을 보면 한국 소비자를 봉 취급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 BYD 중형 전기 세단 ‘씰 다이내믹’. < BYD코리아 >
BYD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옵션은 다 빠지고 4490만 원이면 국내에서 장사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현재 BYD가 국내에서 펼쳐야 정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지 차별화 전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BYD가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준중형 전기SUV '아토3'와 전기 세단 '씰', '씨라이언7'까지 차량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이 높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또 BYD코리아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내놨던 아토3는 출고 지연 사태를 겪었고, 두 번째 차량인 씰 때는 구형 모델 판매라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BYD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씨라이언7 가격 공개 후 시승도 해보지 않고 사전 계약을 취소했다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딜러는 시승이라도 해보라고 했지만, 바로 사전 계약을 취소했다”며 “아토3과 씰을 보면 상품성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이고, 옵션이 빠진 씨라이언7이 저 가격이면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이미 BYD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8월 369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 수준으로, 판매 순위도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2위로 급락했다.
BYD코리아의 일처리 방식에 대해서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상당하다. 한국 모델의 사양 차별과 관련해 BYD코리아의 공식 입장은 없고, 현장 딜러들이 소비자들에게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판매 모델의 옵션이 사양이 일본에 비해 낮은 이유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BYD코리아 측에 수 차례 문의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