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무용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24년 7월10일 저소득 취약계층 무더위 극복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한 뒤 유지연 신길종합사회복지관 관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증권업 경험이 전무한 증권사 CEO.
성무용 iM증권 대표이사 사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2024년까지 이 수식어는 비판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던 iM증권이 2025년 1분기와 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는 데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iM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61억 원, 순이익 541억 원을 내며 극적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충당금 부담도 완화됐고, 리테일 부문도 흑자로 돌아섰다. 트레이딩 부문도 여전히 제 역할을 했다.
◆ 2024년 ‘낙제점’ iM증권, 2025년 실적 반등의 배경은
불과 지난해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iM증권은 1500억 원 이상 적자를 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만 2951억 원을 쌓았다.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비은행 부문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성 사장의 책임론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부터 흐름은 달라졌다.
금융권에서는 iM증권의 반등을 두고 단순한 일회성 회복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골이 깊었던 것은 iM증권의 실적 개선이 내부의 체질 변화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iM증권의 흑자전환은 회사의 수익·비용 구조 자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iM증권이 받아 든 올해 상반기 성적표의 핵심은 바로 부동산 관련 충당금 부담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iM증권의 실적을 짓눌렀던 부동산 관련 충당금이 크게 누그러지면서 트레이딩 부문과 리테일 부문에서 만들어낸 이익이 손실에 흡수되지 않고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연결됐다.
또한 손실 인식이 줄어들자 단순히 비용이 줄어든 차원을 넘어 자본·유동성·조달비용에 미치는 간접적 압력도 완화됐다.
◆ ‘증권사 경험 없는’ 성무용 사장, 오히려 반전의 카드로
iM증권 실적 회복의 일등공신, 부동산 관련 충당금의 회복을 두고
성무용 사장이 그동안 은행, 지주에서 쌓아온 리스크 관리 능력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무용 사장은 1990년 대구은행 입행 이후 은행과 지주에서 경력을 쌓았다. 증권업 경력은 없었다. 부동산학 석사 학위가 있지만, 증권 업무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사장으로 기용될 때 반대와 우려가 뒤섞인 이유다.
하지만 은행·지주에서 축적한 조직 운영력과 위기관리 능력은 성 사장이 부실자산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를 다듬는 데 커다란 자산이 됐다.
성무용 사장은 취임 직후 미래혁신부를 신설해 '미래혁신 10대 과제'를 설정했는데, 이 10대 과제 가운데 가장 핵심적 과제가 바로 부동산 PF 관리 강화다.
성 사장은 사장 선임 이후 부동산 부문의 책임경영 및 손실 최소화라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사업장 재구조화 등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iM증권의 PF 대출잔액은 2022년 말 기준 1조2300억 원에서 2024년 10월 기준 7700억 원까지 줄었다. 부동산PF 익스포저(노출규모) 비율 역시 2021년 말 124.2%에서 2025년 1분기 40.1%까지 대폭 축소됐다.
성 사장이 추진한 영업점 통폐합, 희망퇴직 등의 비용효율화 작업들이 2025년 iM증권 리테일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 사장은 2024년에 iM증권(당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직후 고강도 조직관리에 나섰다. 2024년 한 해 동안 iM증권의 영업점 수는 21개에서 11개로 줄었고 희망퇴직을 통해 리테일 부문에서 약 20%의 인력이 줄었다.
결국 iM증권 실적 개선의 핵심은 ‘증권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조직 운영력’과 ‘위기관리 능력’이었던 셈이다.
◆ 여전히 미미한 ‘비은행’ 비중, iM증권의 도약과 성무용 개인의 도약
물론 iM증권 실적 개선의 숙제는 아직 남아 있다. iM증권의 실적 반등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iM금융지주 전체 수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다. iM금융그룹의 전체 순이익 가운데 iM뱅크의 순이익 비중은 80%, iM증권의 기여도는 17% 정도다.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실적 안정성을 높이려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비은행 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iM증권을 맡고 있는 성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성 사장이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회장, iM뱅크(옛 대구은행) 은행장 후보로 여러차례 거론돼왔다는 것을 살피면 iM증권의 도약은 성 사장 개인의 도전과도 직결돼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 사장은 2017년, 2018년 당시 DG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도전했다가 두차례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7년에는 박인규 당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2018년에는 김태오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DG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성 사장은 2014년 초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돌연 사의했을 때에도 차기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다.
iM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고 영업측면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방책들을 실행해왔다"라며 "리스크 관리와 비용 통제,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지난해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그런 노력들이 2025년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