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앞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과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기후 보고서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기후 전문가 85명은 2일(현지시각) 올해 7월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기후 보고서를 두고 "과학 문헌의 결과를 잘못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인용하는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앤드류 데슬러 텍사스 A&M대학 기후학자는 가디언을 통해 "에너지부 보고서는 과학계를 조롱하고 있다"며 "이 보고서는 오래 전에 이미 거부된 아이디어에 의존하고 있으며 과학적 지식을 왜곡하고 중요한 사실을 누락했으며 허황된 주장을 펼치며 확증편향을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부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후학계가 그 악영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각종 재난을 강화하고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 오히려 식물 광합성에 도움이 돼 농작물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주장까지 포함했다.
루카스 바르가스 제페텔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환경과학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보고서를 접하고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며 "우리는 주요 기관의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이 기록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합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정됐다고 해명했으나 미국 학계에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디스 커리 조지아공과대 기후학자, 스티븐 쿠닌 뉴욕대 도시과학과 진보센터 교수 등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진 다섯 명은 모두 과거에 기후변화가 큰 위기가 아니라며 기후학계를 비판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가디언에 "이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관해 보다 신중하고 과학에 기반한 대화를 나누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파멜라 맥엘위 러크거스대 인간 생태학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에너지 장관이 선정한 5명은 모두 엄선된 데이터와 근거없는 주장으로 가득한 엉터리 자료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캘러핸 인디애나대 기후학자도 가디언 인터뷰에서 "에너지부 보고서는 자신들이 미리 내려둔 결론과 상반되는 연구 결과는 모두 기각하거나 무시했다"며 "이는 이 보고서가 특정 정책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지 기후과학을 편견없이 종합해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