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발생한 본드콜(계약보증금 청구) 비용의 영향을 받았다.
▲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기존 10만8천 원에서 9만7천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다만 현대건설은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파트너십이 단단해 유럽과 미국 등에서의 원전 수주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기존 10만8천 원에서 9만7천 원으로 낮춰 잡았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전날 현대건설 주식은 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이번 반기보고서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2건의 본드콜 발생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본드콜은 시공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 발주처가 계약 보증을 선 금융기관에 보증이행을 청구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8월 1조5천억 원 규모에 공정 99%가 완성된 폴란드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PDH/PP) 플랜트 현장에서 1700억 원 규모의 본드콜을 요구받아 지급했다. 이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또한 말레이시아 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 현장은 6월 현대엔지니어링에 본드콜을 요구했다. 말레이시아 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 현장은 전체 공사비 1조 원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이 8673억 원을 시공했으며 2022년에 완료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해당 본드콜 요구와 관련해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지급이 보류된 상태이며 관련 결과 발표는 10월로 예정됐다.
이 연구원은 "다만 2019년~2021년에 수주해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을 받았던 해외 현장들이 대부분 내년에 마무리된다는 점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원전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 지역은 올해 초 이후 한수원이 대형원전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지역은 공격적 공급 목표를 제시해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유럽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원전 사업에 한수원은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수주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이번에 한국수력원자력이 북미· 체코 제외 유럽연합(EU)·영국·우크라이나·일본 시장에서 신규 원전 수주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한수원-웨스팅하우스 합의문 내용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030년 기준 대형 원전 10기 공급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는 용량 기준 12GW(기가와트), 총 사업비 100조 원 수준에 이르는 규모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원전 공급 목표가 공격적이고 해당 목표 이행을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하고 있어 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의 시공 협력 범위는 확대될 가능성 높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은 2030년 기준 원전 매출 목표 5조 원을 올해 연말 수주 예정인 불가리아 대형 원전, 팰리세이즈 SMR과 유럽 대형원전 1건을 추가 수주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2027년 이후 원전 매출 가시화, 홀텍과의 협업을 통한 소형모듈원전(SMR) 시공 레코드 조기 보유 가능성, 미국 중심의 원전 공급 확대 등에서 원전 사업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5년간 원전 현장 운용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됐다.
현대건설의 원전 사업 관련 최대 가용 인력규모는 900명 내외로 파악됐다. 한편 피크 타임 기준 필요 인력 규모는 불가리아 대형원전 2기 300명, 신한울 2기 300명, 팰리세이즈 SMR 2기 280명에 해당한다.
이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미국, 유럽 등에서 추가 수주를 하더라도 원전 현장은 3~7년차에 공종 진행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 추가 채용에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29조9630억 원, 영업이익 74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8.29% 줄지만 영업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