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구글 공동개발 '갤럭시 글라스' 9월 말 깜짝 공개되나, 메타와 스마트안경 패권 경쟁 예고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9-02 15: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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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안경 '삼성 갤럭시 글라스(가칭)'이 이르면 9월 말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스마트안경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메타와 삼성전자-구글 연합 간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구글이 함께 만들고 있는 ‘스마트안경’ 개발이 프로토타입 제작사와 생산업체가 선정될 만큼, 이미 상당 부분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글라스’라는 이름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으며, 스마트안경 관리 시스템으로 추정되는 ‘글라시스 매니저’라는 상표 출원도 마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9월29일 개최하는 언팩 행사에서 이 제품을 깜짝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메타가 스마트안경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인공지능(AI) ‘제미나이’ 등을 앞세워 경쟁구도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구글이 개발한 스마트안경이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삼성전자와 스마트안경을 함께 만들고 있는 구글이 이미 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프로토타입 제조사와 생산기업도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마트안경의 프로토타입은 대만 ‘퀀타’에서 제작하며, 또 다른 대만 제조기업인 ‘HTC’가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에 ‘삼성 갤럭시 글래스’라는 이름을 등록했으며, 스마트안경 관리 시스템으로 추정되는 ‘글라시스 매니저’라는 상표 출원도 마친 상황이다.
해외 IT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 글라스는 스크린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비롯해 통역, 내비게이션,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용자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능을 통해 손짓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으며, 구글의 AI ‘제미나이’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원하는 기능을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XR 총괄은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헤드셋을 넘어 안경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프로토타입은 이미 테스터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 스마트안경 공식 출시는 2026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안경에 탑재되는 퀄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통합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셸 사그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 수석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기 ‘스냅드래곤AR1+ 1세대 제품을 통합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안경 발표는 올해, 출시는 내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스마트안경 시장에서 메타와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선글라스 전문 기업 ‘레이밴’과 협업해 스마트안경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스마트안경 시장은 지난해보다 110% 성장했으며, 메타는 전체 스마트안경 시장의 73%를 차지했다.
하지만 메타가 현재 출시한 ‘레이밴-메타 스마트안경’은 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은 제품이다. 카메라 촬영, 스피커, 시력보호 등의 기능을 제공하지만, 삼성전자와 구글이 준비 중인 스마트안경에 비해 스크린과 AI 기능이 없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2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에서 스마트안경 '오라이온'을 착용한 모습. <연합뉴스>
메타도 삼성전자·구글과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앞서 메타가 ‘하이퍼노바’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스크린이 탑재된 스마트안경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가 개발하고 있는 새 스마트안경은 XR 기능 체험과 함께 전화, 지도, 메신저 ‘왓츠앱’ 등을 지원한다. 또 손목밴드를 활용해 앱을 넘기고 사진을 스크롤하는 등 스마트안경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구글과 메타의 스마트안경 경쟁은 AI에서 승패가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안경은 스마트폰처럼 사용자의 손으로 기능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말로 소통 가능한 AI가 스마트안경 조작에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XR 기기용 ‘제미나이’를 활용해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미나이는 오픈AI의 ‘챗GPT’, 안트로픽의 ‘클로드’와 함께 AI 경쟁에서 가장 앞서간다고 평가된다.
메타는 자사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4’를 기반으로 한 AI를 스마트안경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지난 4월 라마4를 공개하며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제미나이, 챗GPT, 클로드 등보다 앞선다고 밝혔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