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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체제, 삼성 건설부문 새판짜기 돌입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9-01 15: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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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체제, 삼성 건설부문 새판짜기 돌입  
▲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왼쪽)와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결정했다.
 
삼성그룹의 건설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에버랜드 건설부문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이재용체제 들어 남은 과제로 꼽혔던 건설부문의 구조개편을 놓고 서막이 오른 것인지 아니면 아니면 대형 인수합병은 이것으로 끝낼 것인지 주목된다.

업계에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에서 건설과 상사를 분리하고 삼성그룹 내 모든 건설부문을 합쳐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미치는 삼성전자 아래에 두는 방안으로  건설부문을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온다.

◆ 합병 후 기대되는 효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일 합병을 결정함으로써 연매출 25조원 규모의 종합플랜트회사가 탄생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1:2.36의 비율로 합병한다.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한다.

삼성중공업이 자산이나 시가총액 규모가 앞서기 때문에 존속법인으로 남고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산한다. 두 회사는 오는 10월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12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 두 회사는 합병법인의 이름 변경도 검토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공통적으로 '플랜트'에 강점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플랜트에 강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육상 플랜트 전문이다. 따라서 통합법인은 이 두 가지의 시너지로 종합플랜트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설계 구매 프로젝트 관리역량을 확보할 수 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양플랜트 시장진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법인의 대표는 누가 될 것인지에 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표체제는 아직 확정된 것 없이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존 박대영 박중흠 각자대표 체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합쳐 4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그룹차원의 경영진단도 받았다. 이번 합병결정은 경영진단의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합병 시너지를 통해 2020년에 매출 40조원 이상의 초일류 글로벌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의 관계자는 “두 회사가 모두 기술부족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는데 무작정 합병한다고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건설부문 사업재편의 시작인가

합병 후에도 최대주주는 변하지 않는다. 합병법인의 1대주주는 삼성전자(12.6%)이고, 2대주주는 국민연금(6.1%)이다. 

이것은 이번 합병으로 건설부문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번 합병이 이재용 체체의 강화를 염두에 둔 건설부문의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용 체제, 삼성 건설부문 새판짜기 돌입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심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으로 건설부문의 정리를 끝낼 것인지 아니면 추가 사업조정을 통해 삼성그룹의 건설부문에 대한 새판짜기를 할 것인지 하는 점이다.

재계의 한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곧바로 합병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일시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중간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의 합병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여 1년 사이 지분을 7.8%로 늘렸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통합법인이 궁극적으로 삼성물산에 합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부윤경 기계플랜트부문 부사장이 지난 5월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건설부문의 새판짜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물산의 사업부문은 크게 건설과 상사 부문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매출 기준 47%대 52%로 대등한 규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토목 주택 플랜트 등의 사업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통합법인과 사업영역이 겹친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중공업 통합법인을 합병하려면 삼성물산의 상사와 건설 부문을 분리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이는 또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건설 부문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추가적 재편없이 삼성물산과 통합 삼성중공업체제로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자→삼성물산’의 순환출자 구도에 변화가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삼성물산에서 발전중심의 플랜트사업 부문을 떼어내 통합법인에 합병하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삼성물산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가스복합발전소와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 등 국내외에서 플랜트사업을 하고 있다.

◆ 이재용 체제를 향한 삼성의 숨가쁜 구조개편

삼성그룹은 지난 1년 동안 여러 계열사에 걸쳐 있는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을 숨가쁘게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넘긴 것이 시작이었다. 패션부문을 떼어내 소재부문만 남은 제일모직은 삼성SDI에 흡수합병돼 최대주주인 삼성전자 지배 아래 들어갔다.

삼성SDS는 지난해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며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삼성SDS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하며 최대주주 삼성물산 아래로 모였다.

금융계열사 정리는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삼성증권이 삼성선물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6개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아래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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