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08-29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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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는 18일 슈팅게임 신작 이름을 ‘신더시티’로 확정한 뒤 정보를 추가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슈팅게임 장르의 주요 신작 ‘신더시티’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기존 ‘프로젝트 LLL’로 알려졌던 이 작품은 MMO 택티컬 슈터 장르에 SF 세계관을 결합한 AAA급(개발비를 대규모로 투입한 작품) 대작으로 회사가 강점을 쌓아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틀을 벗어나 해외시장을 겨냥한 이례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20일 게임스컴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한 데 이어 엔비디아 게임스컴 행사에서는 인게임 시연을 선보이며 2026년 출시 목표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23년 지스타에서 ‘LLL’이란 이름으로 공개됐을 당시보다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 이후 초기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분위기와 기술은 훌륭하다”는 호평과 함께 “슈팅과 MMO 요소가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시각이 함께 나온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신 DLSS 4, 레이 리컨스트럭션 기술이 적용됐고 ‘지포스 나우’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도 예고됐다. 강력한 기존 경쟁자들을 넘어서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무 공동대표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슈팅 장르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혀온 가운데 신더시티는 이 같은 전략의 주요 결과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미스틸게임즈에 투자하고 ‘타임 테이커즈’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으며, 올해 5월 미국 슈팅 개발사 엠티베슬 지분 투자와 신작 ‘본파이어’ 개발 등 슈팅게임 장르 강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슈팅과 서브컬처 장르의 클러스터 전략은 어느 정도 유효성을 검증됐다”며 "내년부터 실제 출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더시티가 속한 루터슈터 장르는 북미·유럽에서 특히 인기 높은 장르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보더랜드, 디비전, 워프레임 등 글로벌 흥행작이 이 장르에서 나왔다.
또 센서타워에 따르면 슈팅게임의 올해만 PC·콘솔 플랫폼 다운로드가 1억8900만 건에 달해 액션 장르에 이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주요 신작 ‘아이온2’가 아시아권 MMORPG 수요를 겨냥한다면 신더시티는 서구권 공략을 위한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신더시티 개발을 총괄하는 배재현 빅파이어게임즈 대표는 김택진 대표와 같은 현대전자 출신 엔씨소프트 창업멤버로 리니지 개발에 참여했으며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을 개발한 회사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 제작은 오랜 꿈이었다”며 “K-게임으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이 게임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다른 주요 게임사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엔씨소프트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은 953억 원, 로열티 매출 423억 원으로 전체 매출(3824억원)의 3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IP인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이 그간 북미·유럽 시장에 어필하지 못한 만큼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슈팅게임 장르의 높은 장벽도 분명하다. 슈팅 장르는 충성도 높은 유저층 덕분에 장기흥행이 가능하지만 신규 진입자가 성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지난해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가 출시 직후 흥행했으나 빠른 콘텐츠 소모와 유지 실패로 장기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2017년 ‘마스터X마스터(MXM)’로 슈팅에 도전했다가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전례가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