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08-28 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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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성남 판교 카카오 본사.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수익 모델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 단체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은 지난 5월 출시된 광고 상품 ‘브랜드 메시지’다. 기존 ‘친구톡’이 이용자가 특정 기업 채널을 직접 추가해야 광고 메시지가 전송되는 구조였다면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히 마케팅 수신 동의만으로도 광고가 전달되는 방식인 만큼 개인정보 침해 등 이용자 권익을 침해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자사 핵심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모델 강화를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개인정보 침해 우려와 이용자 피로도 증가 논란이 맞물리며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 서비스는 사업 협력 계약을 맺은 업체(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카톡 이용자들에게 광고 발송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광고주가 신상품 출시 소식과 광고 같은 마케팅 정보 수신에 동의한 고객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등을 넘겨주면, 카카오가 카톡 이용자 가운데 해당 전화번호 사용자를 찾아 의뢰받은 광고 콘텐츠를 발송한다.
카카오는 이 서비스를 통해 연간 1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문자 광고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계산이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톡비즈’ 광고가 플랫폼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핵심 축으로 삼아 수익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브랜드 메시지’는 톡비즈에 이은 새로운 매출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최근 ‘톡서랍’을 ‘톡 클라우드’로 개편하며 가격을 인상했고 하반기에는 광고 노출 강화와 AI 기반 신사업 도입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는 등 수익화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광고 노출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경험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월부터 카카오톡 채팅 탭 하단에 스크롤 광고가 도입될 예정이고 일부 매체에서는 카카오톡 실행 시 전면 광고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5천만 사용자가 사용하는 국민앱이 광고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 카카오가 지난 5월15일 출시한 ‘브랜드 메시지’ 서비스를 두고 카카오톡 이용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의 경우 개인정보 처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카톡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번호와 계정정보 등을 광고 발송 대행 서비스에 활용하는 게 개인정보 수집 시 동의받은 목적 범위를 넘어 이용하는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수한유형의부가통신메시징사업자협회(SOMA), 서울YMCA, 소비자시민모임 등은 브랜드 메시지가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에 조사를 촉구했다.
카톡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번호와 계정정보 등을 광고 발송 대행 서비스에 활용하는 게 개인정보 수집 시 동의받은 목적 범위를 넘어 이용하는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내세웠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수익 기반이었던 문자 광고 사업을 위협받는 만큼 반발이 거세다.
소비자시민모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알림톡과 브랜드 메시지를 구분하지 못했고, 80%는 광고 메시지 수신 범위 확대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카오는 “수신자 동의 절차를 준수했고 발신자 표시와 차단 기능도 도입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한국광고학회 연구 결과를 인용해 브랜드 메시지의 신뢰도는 SMS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개보위가 브랜드 메시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개보위는 카카오톡 브랜드메시지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보위가 곧 브랜드 메시지 사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