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다소 불안한 상황에서 이뤄졌지만 긍정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와 성향, 예상되는 요구 사항에 철저히 대비하는 적극적 태도로 회담을 준비한 이재명 정부의 결실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6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눈에 띄는 타격을 받지 않고 빠져나왔다”며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키며 소정의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장소인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서기 전부터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미국 무역협정의 세부 내용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북한이 연일 양국을 겨냥한 언어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경제와 외교 측면의 악재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한국 검찰 수사에 관련해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이재명 정부 관계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이재명 대통령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성과를 거둔 아직 몇 안 되는 세계 지도자들 목록에 포함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를 반영한 골프와 트럼프 타워 건설, 백악관 장식, 세계 평화 중재와 미국의 번영 등 대화 주제를 대거 꺼내놓은 점이 긍정적으로 꼽혔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의 이러한 ‘아부’가 과도하다고 느낄 만한 수준이었지만 이는 전 세계 정상들이 점차 배워나가고 있는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씽크탱크 퀸시연구소 연구원은 폴리티코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역할에 매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 시장과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쳐 대통령이 된 유일한 인물인 만큼 그의 경력이 이러한 실용주의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퀸시연구소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지역을 누비며 활동하고 문제를 해결해 온 인물”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필요한 말과 행동을 꾸준히 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면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전략을 활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덧붙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완전히 반대되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러 온 인물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대화를 이어가면서 한국과 ‘윈-윈’을 노렸다”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가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점이 대표적 예시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한미일 3자 협력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미국을 돕기 위해 일본을 먼저 방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 자신을 ‘페이스메이커’로 지칭하며 미국을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자처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 씽크탱크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는 해당 발언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통해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았다”며 “한국이 미국과 북한 관계 사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방식이자 대단한 발언, 영리한 문장”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 대통령에 긍정적 발언만을 내놓은 점이 한국 정부로서 환영할 만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이재명 정부 관계자들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평화로운 분위기로 회담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두고 “매우 훌륭한 사람이자 한국을 잘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재명 대통령이 일단 해당 발언으로 체면을 살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BBC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아부 전략이 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 태도만을 보고 회담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앤디 김 미국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오늘 회담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신호로 볼 수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약속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