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인 부담과 대규모 투자금융사업의 특성상 대형화에 따른 성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대형화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본적정성 지표에 관련된 부담이 커졌고 투자금융(IB) 수익모델도 초기에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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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미래에셋대우는 옛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했는데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미래에셋대우 주식 23.8%가 자사주로 바뀌면서 자기자본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 992%를 기록해 대형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레버리지비율은 기업에서 부채 등 타인의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낮을수록 자본구조가 안전하다는 뜻이다.
영업용순자본비율(옛 NCR)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6%에 불과해 신규사업인 발행어음을 빠르게 확대하기 힘들 것으로 강 연구원은 내다봤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영업용순자본을 전체 위험액과 비교한 값으로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어음 발행한도는 자기자본(6조7천억 원)의 2배인 13조4천억 원에 이르지만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위험액으로 분류돼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영업용순자본비율에 따라 제한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지금보다 힘들어진다.
미래에셋대우가 대규모 투자금융사업과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파악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기에는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규모가 아시아 기준 12위 수준에 불과하고 올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가 합병을 거치면서 연간 판관비가 9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 점도 초기에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에서 물리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