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 북부 아로우카 인근 숲에서 30일(현지시각) 산불이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의 주요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작용하는 삼림이 최근 들어 그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는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JRC)가 3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의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동안 유럽대륙의 숲은 연평균 이산화탄소 3억3200만 톤을 흡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2014년까지 기간 동안 삼림이 흡수한 평균 이산화탄소 양과 비교해 약 27% 감소한 수준이었다.
공동연구센터 연구진은 "이같은 추세는 삼림 등 탄소 흡수원 증가에 의존하는 유럽연합의 기후목표가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은 현재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을 위해 삼림을 활용한 탄소 상쇄 비중을 늘리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탄소 상쇄란 온실가스를 실제로 배출하되 같은 양을 흡수할 수 있는 나무, 해조류, 탄소 흡수장치 등을 늘려 상쇄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럽연합은 이번 달 초 204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어거스틴 루비오 산체스 스페인 마드리드 공과대 생태학 교수는 로이터를 통해 "숲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에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이에 의존하는 정책 할당제는 시행돼선 안된다"며 "숲에 의존하는 유럽의 현행 정책은 지나치게 희망적인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연구센터 연구진은 삼림의 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한 원인들로는 해충, 가뭄, 폭염, 식물 전염병 등을 지목했다. 특히 최근 들어 유럽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산불은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로미나 푸르모크타리 스웨덴 기후환경부 장관은 앞서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탄소 상쇄 대안과 관련해 "우리는 산불이나 가뭄처럼 국가가 통제할 능력이 부족한 요인들이 발생했을 때 대안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약 39%가 삼림으로 이뤄진 유럽 대륙은 그 특성상 나이가 많은 나무가 많다. 문제는 최근 발생한 폭염과 산불에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흡수된 탄소들이 다시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공동연구센터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삼림 변화로 배출되는 탄소의 흐름을 정확히 추적하고 장기적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