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의 전문경영 체제가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의 경영모델처럼 칭송받을 미래가 펼쳐질지 관심이 모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씨저널]
남승우 풀무원 전 총괄 최고경영자(CEO)이 꿈꿨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올해 2기 체제를 맞이하면서 안정화 발판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전 총괄CEO는 여전히 풀무원 지분 56.76%를 쥐고 있는 최대주주이지만, 독립적 이사회 운영을 통해 직접적 경영개입보다는 견제와 균형으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성공 스토리를 뒤따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남승우가 꿈꾼 풀무원 전문경영인 체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높은 평가 받아
풀무원은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S&P 글로벌이 발표한 2024년 기업지속가능성 평가 CSA에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식품기업 톱5에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7690여 개 기업이 참여한 평가로 풀무원은 국내 식품회사로는 최고 위치를 차지했다.
특히 풀무원은 지배구조(Governace) 부문에서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이사회 구성과 책임경영 실천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은 이사회 구성원 11명 가운데 8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이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를 3명 둬 다양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 중심의 균형잡힌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풀무원이 이처럼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남승우 전 총괄CEO가 최고경영자를 전문경영인으로 세우고 그 선임 과정에 독립성을 높인 결단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남승우 전 총괄CEO는 경영일선에 있을 적에 자주 "글로벌 기업 CEO들은 대부분 65세가 되면 은퇴한다"며 "비상장기업은 가족경영이 유리하지만 풀무원과 같은 상장기업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해왔다.
이런 구상은 2018년 전문경영인 이효율 전 총괄CEO에게 경영을 맡기면서 구체화됐다.
앞서 남 전 총괄CEO는 2017년 10월부터 시행된 풀무원의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정을 통해 풀무원 최대주주의 영향력에 좌우되지 않고 합리적 인물이 최고경영자에 오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왔다.
풀무원의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 사내이사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모두 4명으로 구성돼 있고 운영규정에 따라 위원의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는 1년에 걸쳐 후보추천 및 심사 과정을 진행해 총괄CEO를 선발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구성원 외에 사외이사 2명을 보강한 6명의 심층심사단을 만들어 1차 서면 검증과 2차 대면 인터뷰를 실시한다.
풀무원은 최근 이런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효율 전 총괄CEO의 뒤를 잇는 이우봉 총괄CEO 선임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했다.
◆ 풀무원, 발렌베리 성공스토리 따라갈까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은 1856년 창업 뒤 160여 년간 5대에 걸쳐서 에릭슨, ABB, 일렉트로룩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18개 기업을 소유하면 성공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공익재단을 통한 운영구조에 더해 주력 계열사 경영을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성과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아울러 사회적 책임도 꾸준히 실천해 개인의 부보다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힘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무원도 가족에게 경영권을 맡기기보다는 독립적 이사회를 통해 선출한 전문경영인으로 하여금 경영을 꾸려가도록 한다는 점에서 발렌베리 가문과 비슷한 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식품기업 가운데 4위의 ESG평가를 받을 정도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것도 발렌베리 가문과 겹쳐 보인다.
다만 발렌베리 가문은 공익재단을 통해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풀무원은 여전히
남승우 전 총괄CEO가 절반 넘는 지분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바른 먹거리'라는 모토로 유명한 풀무원은 40여년의 업력을 지니고 있지만 160년 역사의 발렌베리 만큼 자국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위치까지 올라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선도 받는다.
풀무원의 전문경영 체제는 국내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성공사례인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이 ESG경영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은 만큼 앞으로 발렌베리의 성공 스토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재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