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올해 해외수주를 회복할 수 있을까?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4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가 많이 안정되고 있다”며 “새해에 수주도 많이 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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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재무구조 개선작업 등을 진행하느라 해외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었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수주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초체력이 튼튼해진 덕에 수주경쟁에서도 한층 유리해졌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인 해외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얼마나 수주를 따내느냐에 따라 올해 성적표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3조 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중질유처리시설(POC)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에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GS건설, 스페인기업 등 모두 3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랑스의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6조 원 규모의 바레인 시트라 정유프로젝트 입찰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1조2천억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조 원 규모의 오만 두쿰 정유프로젝트에도 해외 엔지니어링기업과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수주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사실상 계열사 물량에 의존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조8101억 원의 신규수주를 따냈는데 이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금액이 3조2천억 원으로 전체의 85%에 이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특히 저유가 기조로 발주처가 투자를 줄이면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저유가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앞으로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부터 세계적으로 화공플랜트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면서 원자재 가격상승과 투자재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재정확대와 인프라 투자증가, 최근 2년 동안 강세를 보인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증대에 따라 점차 발주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의 세컨드 티어(차상위권) 업체와 인도업체의 낮은 수행능력에 지친 발주처가 한국 엔지니어링기업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7년 이란과 인도에서 화공플랜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란은 산유국임에도 석유제품을 수입해야 할 정도로 정유설비가 낙후됐다. 앞으로 이란정부가 화공플랜트를 비롯한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유가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저유가로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여러 프로젝트가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그 뒤 화공플랜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전체의 62%인 5조5570억 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2015년에는 3조2220억 원으로 매출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매출도 2조3922억 원으로 비화공부문보다 적었다.
수주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3분기에 비화공부문에서 모두 3조3296억 원을 수주한 반면 화공플랜트부문에서는 4805억 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