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대상그룹이 식용곤충시장 선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CJ그룹은 곤충 대량사육에, 대상그룹은 곤충의 제형 다양화에 차별점을 두고 있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희점박이꽃무지애벌레(꽃벵이)과 장수풍뎅이애벌레(장수애) 등 곤충 2종을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한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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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왼쪽)와 명형섭 대상 대표이사. |
갈색거저리애벌레(고소애)과 쌍별귀뚜라미에 이어 추가로 2종이 등재된 것이다. 일반 식품원료는 모든 사업자가 식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식용곤충을 이용한 식품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용곤충시장은 아직 100억 원 수준으로 걸음마 단계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1014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50년 세계인구가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식용곤충이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목된다.
CJ그룹과 대상그룹도 식용곤충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직 곤충식품이 낯선 만큼 두 회사 모두 완제품시장보다 원료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곤충을 분말화하거나 농축하는 등 원료소재를 개발해 의약품, 사료 등 관련 산업체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CJ그룹의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식용곤충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식용곤충 연구를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처음부터 곤충사육과 원료소재 개발을 사업방향으로 잡았다. 대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사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식용곤충이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국내 대량생산으로 시장 선점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연구소에서 대량사육, 원료소재 개발 등 관련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개발을 마치면 사육농가에 기술을 전달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곤충식품의 제품화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아직 소비자 인식과 인지도가 좋지 않다”며 “당장 완제품 출시는 이르다고 판단해 기초소재에 주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그룹 역시 당초 곤충식품을 이용한 완제품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원료소재 개발로 눈을 돌렸다.
대상그룹은 계열사인 정풍을 통해 곤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풍은 원료의 추출, 농축기술을 기반으로 가정간편식과 분말, 소스류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정풍은 지난해 5월 고소애(갈색거저리애벌레) 호박스프, 고소애 양송이스프 등 고소애를 원료로 한 레토르트 시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2월로 일정을 늦췄다.
정풍 관계자는 “원료소재 개발에 집중하느라 출시를 늦추기로 했다”며 “에너지바 등 곤충단백질이 필요한 소비자부터 공략해 점차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료소재의 기업간 거래에서 제품 장악력은 다양한 소재화에 달려있는 만큼 치열한 기술경쟁이 예상된다. 정풍은 현재 분말, 액상추출물, 단백질당(아미노스위트)등 곤충을 다양한 제형으로 가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풍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곤충의 직접적인 노출보다는 곤충단백질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라며 “분말이나 오일 등 기초 식자재 형태로 정제한 제품을 개발해 활용도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곤충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또 가축보다 더 빨리 번식하고 더 적은 사료를 먹으며 더 적은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미래식품으로 지목하고 작은 가축(little cattle)으로 부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