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년 동안 세계 각지의 극한 폭염일수 증가 추이를 시각화한 그림. 주로 도서국가들과 열대 지방 국가들에서 폭염일수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클라이밋센트럴>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지난 1년 동안 세계 인구의 절반이 겪은 폭염 기간을 약 한 달 정도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클라이밋센트럴, 세계기상특성(WWA), 적십자 크레센트 기후센터는 지난 1년 동안 극한 폭염일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세계 인구 가운데 약 40억 명은 2024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 30일 더 긴 '극한 폭염' 기간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극한 폭염이란 일간 기온이 과거 관측 기록의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고온이 발생한 상황을 말한다.
연구진은 개별 국가와 속령 등을 포함해 합계 247개국의 관측 정보를 분석했는데 이 가운데 195개국은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극한 폭염기간이 두 배 이상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특성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세계의 시뮬레이션을 준비하고 실제 관측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다.
열대 지방 국가들의 극한 폭염일수가 가장 크게 증가했는데 바베이도스, 아이티 등 카리브해·태평양 도서국가들은 모두 120일 이상 늘었다.
도서국가들 외에 가장 극한 폭염일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싱가포르로 약 99일이 늘었다. 말레이시아(86일), 홍콩(57일), 브라질(47일), 영국(26일), 중국(24일), 미국(24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도 지난 1년간 극한 폭염일수가 12일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레데리케 오토 영국 세계기상특성 공동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또 다른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치명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유가 한 배럴, 이산화탄소가 한 배럴 더 배출되고 온난화가 아주 조금만 더 진행돼도 폭염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