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5-28 16: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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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 실패 후 남아있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경영권 확보라는 당초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투자 측면에서도 실익이 거의 없었다. 업게 1위를 공고히 하려다, 본전만 겨우 건진 셈이다. 앞으로 하이브는 자체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실패 후 남아있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현재 보유 중인 에스엠 지분 전량을 이번주 안으로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30일 장 종료 후 SM엔터 주식 221만2237주(9.38%)를 중국 텐센트뮤직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1주당 11만 원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27일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투자 자산 관리 효율화’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정된 하이브의 2년 투자수익률은 약 0.9%다. 에스엠에 약 555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사들였으나 약 5600억 원을 건지며 투자를 마무리하게 됐다.
하이브는 2023년 에스엠 인수에 실패한 이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정리해 왔다. 최근 중국 시장 개방 기대감으로 엔터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자 잔여 지분을 완전히 털어낼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에스엠 주가는 12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과거 엔터주 흐름을 보면, 실적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시점에 주가가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K팝 아티스트들의 중국 활동이 본격화되면 추가적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 개선 여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는 애초에 투자보다 인수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에스엠 지분을 계속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앞서 경영권 확보를 노리고 에스엠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다.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외형을 키우고 2020년 10월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하이브는 이후 KOZ엔터테인먼트, 미국 이타카홀딩스, QC미디어홀딩스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에스엠 인수 역시 엔터업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2023년 2월 하이브는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을 포함한 15% 가량의 지분을 약 4500억 원(주당 12만 원)에 인수했고 공개매수가로도 같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700억 원 가량의 자회사 지분도 경영권 프리미엄 성격으로 함께 사들였다.
▲ 설명
하지만 카카오의 개입으로 에스엠 인수는 실패로 끝났다. 카카오는 하이브보다 더 높은 공개매수가(15만 원)를 제시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에스엠 인수 전쟁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20.76%, 19.11%의 지분을 확보해 도합 39.86%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에스엠 인수가 실패로 끝난 이후 카카오의 공개매수 청약에 375만7237주를 내놓았지만 전량 처분에는 실패했다. 또한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에스엠 주식 86만8948주에 대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하이브는 이를 계약대로 추가 매입해야 했다. 풋옵션 행사일인 2024년 3월7일 에스엠 주가는 8만6900원으로 하이브의 매입 가격(1주당 12만 원)과 비교해 약 38% 낮았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에스엠과 투자 관계를 정리한 하이브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번 에스엠 지분 매각은 비즈니스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한 것”이라며 “확보된 재원은 앞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하이브의 현금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플랫폼 및 해외 레이블 확장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