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브라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당국이 첨단 기술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경제개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제를 소비 중심으로 재조정하려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시도가 무색하게 중국 당국이 반도체 장비 확보를 비롯한 제조업 중심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블룸버그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시진핑 주석의 핵심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차세대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해당 정책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반도체 제조 장비를 비롯한 핵심 기술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목표가 추진되면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 경제 재조정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은 대중 무역 적자 규모를 축소하고자 중국 내 소비를 진작하도록 설득하고 있는데 정작 중국 당국은 제조업 중심 경제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2일 “우리는 더 많은 제조업이 필요하고, 그들(중국)은 소비가 필요하다”며 “함께 조정할 기회가 있을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현재 중국의 소비는 GDP의 약 40%를 차지한다. 선진국에서 50~70%를 보이는 것에 비해 낮은 비중이다. 반면 제조업을 포함한 투자는 GDP의 약 40%로, 미국의 2배 수준이다.
취재원은 “차기 계획에 GDP 대비 소비 비중 목표를 포함할지 논의했지만,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라며 “당국은 가계 소비를 늘릴 수단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2015년 발표했다. 전기차와 상용 항공기부터 반도체, 로봇까지 첨단 제조업 분야에 수십조 위안을 투자해 주도권을 쥐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계획을 추진한 뒤 13개 핵심 기술 가운데 5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했고, 7개 분야에서 또한 선두 국가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지도부가 인공지능(AI) 챗봇 딥시크(DeepSeek) 출시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도 짚었다.
중국 지도부는 첨단 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 것이 국가 안보 및 일자리 창출에 직결된다고 바라본다.
시진핑 주석 또한 19일 허난성 베어링 공장을 방문해 “제조업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기술 자립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3월에 열릴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해당 계획이 공개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이 서구권 국가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정책명은 기존과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