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이어 주요 알트코인 중심 ‘불장(강세장)’도 본격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 비트코인이 11만 달러(약 1억5162만 원)라는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며 강세장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
23일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1만 달러(약 1억5162만 원)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 뒤로도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비트코인 강세는 대체 투자자산으로서 역할이 다시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뒤 증시 등 전통자산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오히려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위험 회피 자산’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4월 이후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만 70억 달러(약 9조6천억 원) 이상이 유입되면서 제도권 진입 기대감과 함께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알트코인 시장도 곧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비트코인이 급등한 뒤 일정 시차를 두고 알트코인에 자금이 유입되며 강세장이 나타났던 전례가 있다.
비트코인으로 충분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알트코인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반복되며 소위 ‘알트코인 시즌’이 형성됐던 것이다.
다만 아직 알트코인으로 자금 유입이 전환됐다는 신호가 뚜렷하진 않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위험 헤지 자산으로서 부각되는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가까운 알트코인이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알트코인 시즌 시작을 가늠할 지표로 ‘비트코인 도미넌스(지배력)’에 주목한다. 도미넌스는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율을 말한다.
비트코인 강세 흐름에 따라 최근 3개월 동안 도미넌스 58~60%대에서 횡보했다. 이날 코인게코 기준 비트코인 도미넌스도 약 60.25%로 나타났다.
▲ 이날 코인게코 기준 비트코인 도미넌스(지배력)는 60.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인게코> |
다만 도미넌스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알트코인 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도미넌스가 60% 이하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세에 접어들며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분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뒤 약 54% 수준을 밑돌면 본격적 알트코인 시즌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번 알트코인 강세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이더리움과 엑스알피(리플)다. 두 종목 모두 규제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엑스알피는 여러 해 동안 이어진 SEC와의 소송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화폐 분석가 크립토로버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이더리움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강세 모멘텀은 대규모 알트코인 시즌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분석가 마이클 반 데 포프도 “비트코인의 상승세와 함께 알트코인도 상승 모멘텀을 얻고 있다”며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하락세로 전환되면 이를 알트코인 시즌 진입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