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구글과 애플이 2026년 '스마트 안경' 시장을 두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구글 스마트 안경.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휴대용 기기로 확장현실(XR) ‘스마트 안경’을 점찍었다.
XR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이 정체돼 있지만, XR 기기의 휴대성과 편의성이 보완된다면 2032년까지 2천조 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는 시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메타가 X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애플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다면 XR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이르면 2026년 말 첫 스마트 안경을 출시해 XR 헤드셋 ‘비전프로’의 실패를 딛고, XR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스마트 안경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하고 전화 통화, 음악 재생 제어, 실시간 번역,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부터 시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다.
구글도 최근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손잡고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제조를 맡고 젠틀몬스터가 디자인을 한 스마트 안경은 이미 시제품까지 공개됐다. 구글의 스마트 안경에는 음성 챗봇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적용돼 사람과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이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AI가 카메라로 인식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차세대 휴대용 기기로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각종 AI 기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손을 자유롭게 사용해 주변의 가상 객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기존 XR 헤드셋과 비교해 휴대성이 좋아 대중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포준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스마트 안경을 포함한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올해 2535억 달러(약 350조 원)에서 연평균 30.4% 성장해 2032년에는 1조6254억 달러(약 2200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스마트 안경 시장은 스마트폰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애플과 삼성전자·구글의 진입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스마트 안경은 무게를 줄여 착용감을 높이면서도, 첨단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를 선보였지만 짧은 배터리 수명, 낮은 음성인식 수준 등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는 데 실패했고, 출시 2년 만인 2015년 단종을 결정했다.
반면 메타는 2023년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협력해 출시한 ‘레이밴 메타’로 스마트 안경 시장을 선점했다. 레이밴 메타는 본체 무게가 50g 수준에 불과하고, 가정뿐 아니라 제조, 물류, 유지보수,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메타는 2026년 AI 모델 ‘라마4’를 적용한 스마트 안경 ‘오라이온’ 출시도 예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기존 애플과 삼성전자·구글 등 기존 스마트폰 기업들이 스마트 안경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2026년부터는 시장점유율에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구글 연합은 협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 맞추고 있다. 특히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의 성능이 최근 급격하게 개선되면서, 스마트 안경의 AI 기능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애플은 iOS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와 생태계가 강점으로 꼽히지만, AI 모델 성능에서 크게 뒤처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 IT매체 톰스가이드는 “애플이 원하는대로 스마트 안경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려면, 더욱 강력하고 스마트한 AI 개인 비서 기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 인텔리전스는 2024년 6월 도입을 발표한 뒤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