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5-05-23 1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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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지를 등에 업고 도시정비 신규수주 규모를 크게 키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2년 연속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순위표에서 최상단을 지켰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본격적으로 수주 경쟁에 합류하면서 삼성물산이 독주하던 구도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5천억 원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4일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185번지 일대 지하 5층~지상 35층, 공동주택 2698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예정 총공사비는 1조5140억 원이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걸고 홀로 입찰에 참여해온 현대건설이 수주를 예약해 뒀다.
현대건설은 앞선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미국 건축설계그룹 SMDP와 협력해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 수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 왔다. 개포주공1단지·3단지·8단지에 이어서 개포주공6·7단지도 수주해 ‘디에이치’ 타운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에는 또 서울 동작구 극동·우성2단지·3단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개최된다.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사업은 사당동 일대 해당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23층, 26개 동, 3987세대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다. 예정 총공사비는 1조5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리모델링사업 누적 수주 11조 원을 초과한 강자인 포스코이앤씨가 단독으로 서울 강남권 최대 규모의 리모델링인 이 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초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와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다만 다른 건설사가 사업에서 발을 뺀 뒤에도 유일하게 수주에 나서면서 리모델링 분야 최강자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연속 연간 신규수주 1,2위를 다퉜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따내며 연간 신규수주 규모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되면서 삼성물산이 독주체제를 갖춘 올해 도시정비 선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4282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1조5140억 원 규모의 개포주공6·7단지를 시작으로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개포주공6·7단지에 이어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으로 수주가 유력한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6358억 원) 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업장을 더하면 3조 원 초반대까지 수주 규모를 눌릴 수 있게 된다.
현대건설은 이어 각각 6월과 7월에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조4천억 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2조 원 규모의 서울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 수주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7년 연속 1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4년 연속으로 4조 원 중후반대 시공권을 따냈고 최근 2년 동안 도시정비 신규수주 2위를 기록하며 신흥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4532억 원을 달성한 포스코이앤씨는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사업으로 성과를 3조 원 안팎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포스코이앤씨는 6월 중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사업에서는 앞선 두 차례 입찰에 모두 홀로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이 9558억 원, 방배15구역 재건축사업이 7553억 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수주전 결과에 따라 신규수주를 5조 원 가까이로 높일 수 있다. 이르면 하반기 시공사 선정 가능성이 점쳐지는 2조 원 규모의 성수2지구 재개발사업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유일하게 5조213억 원까지 수주 규모를 확대한 삼성물산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태세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올해 ‘2차전’이 예고된 압구정2구역뿐 아니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도 바라보면서 기세를 이어가려는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추정 총공사비가 8천억 원으로 공작아파트와 한양아파트에 이어 1년여 만에 시공사를 찾는 세 번째 여의도 재건축단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은 오래 전부터 삼성물산과 함께 롯데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외에도 2015년 연간 신규수주 8조 원이 넘는 당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며 오랫동안 도시정비 강자로 군림해온 GS건설도 올해 수위 경쟁에 뛰어들 후보로 꼽힌다.
GS건설은 조만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수주 유력 후보지는 1조6934억 원에 이르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과 6217억 원 규모의 서울 중구 재개발사업이다.
GS건설은 신당10구역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인 점을 고려하면 두 사업지에서 2조 원가량의 수주금액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현재까지 신규수주 2조19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시공사를 찾는 대형 도시정비사업 일감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연중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포함한 대형사 사이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 건설사별 연간 도시정비 수주규모를 보면 현대건설(6조612억 원), 포스코이앤씨(4조7191억 원)에 이어 삼성물산(3조6398억 원), GS건설(3조1097억 원)이 3조 원 이상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5조 원을 초과한 삼성물산을 포함해 네 건설사가 모두 3조 원 이상의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연간 수주 규모가 급증할 여지가 큰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핵심 사업지의 입찰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몇몇 곳에서는 비방전도 불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라며 “도시정비사업 특유의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서울 말고도 수도권과 광역시 등에서도 대형사가 계속 일감을 쌓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