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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7일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놓고 대가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줄줄이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다.
27일 오후 안 전 수석이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안 전 수석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나 입장을 바꿨다.
안 전 수석은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대기업의 미르와 K스포츠 기금출연 과정을 놓고 조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청와대의 압력행사가 있었는지도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이 특검수사가 본격화한 뒤 소환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26일 이뤄진 국회 국정조사특위 ‘구치소 청문회’에서 재단의 기금모금이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은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통해 홍완선 전 본부장에게 삼성물산 합병을 놓고 국민연금이 찬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 여부를 판가름할 핵심고리로 삼성그룹 관련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오전에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문 이사장은 전날에는 자택을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검 조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나온다.
문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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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전 보건복지부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문 이사장은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삼성물산 합병찬성의 보상으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맡게 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또 당시 삼성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배경을 놓고 “짧은 시간에 다 설명드리기가 쉽지 않겠다”며 “특검에서 잘 말하겠다”고 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부당하게 이 문제(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해서 국민연금 손실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라며 문 이사장의 자진사퇴나 해임을 요구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도 26일에 이어 27일 오후 다시 불려나왔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옛 주주들의 반대, 투자자문사들의 반대권고 등에도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합병을 찬성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도왔고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에 3천억 원의 평가손실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전 본부장의 이틀 연속 소환은 특검의 수사 의지를 보여준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식 매매과정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 소환속도가 빠르고 핵심 역할을 한 문 전 장관, 홍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검이 국민연금을 놓고 수사를 마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로 수사의 칼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특검의 삼성그룹 수사를 촉구하며 "노승일 전 K스포츠 부장으로부터 최순실씨와 삼성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받았다"며 "삼성그룹의 거액 지원에 대한 특검 수사가 미진할 경우 공개할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