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철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대표이사 첫 해 초반부터 수익성을 개선하며 오너3세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한상철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첫 해인 올해 초반부터 수익성을 개선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된 만큼 올해 한상철 사장의 실질적 지배력에도 변동이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 사장과 기존 전문경영인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의 공동 대표 체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630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거뒀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1분기 실적 우상향의 일등공신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자큐보’다.
자큐보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체개발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허가받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이다. 지난해 출시 이후 초반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는 2024년 4분기 33억 원, 2025년 1분기 67억 원의 처방이 되면서 6개월 만에 누적 처방 100억 원을 달성했다.
물론 1분기 다른 전문의약품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이 감소했지만 자체 신약인 자큐보가 판매를 시작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제일약품은 세계적 제약사들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비중이 높은 제약사로 꼽힌다. 2023년 기준으로 수입 판매를 나타내는 상품매출 비중만 73%에서 2024년 자큐보 출시 등으로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다른 제약사의 상품 매출 평균 비중인 35%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 제일약품이 올해 자큐보(사진) 판매 본격화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자체 신약 비중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자큐보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이 비중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 사장은 지난 2020년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신약 개발에 힘써온 첫 결과물로 ‘자큐보'를 선보였다. 올해 자큐보를 통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면 한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강력한 무기가 생기는 셈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한 차례 상향 조정하면서 자큐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기존 162억 원에서 249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 대비 약 54%나 증가한 수준이다.
한 사장이 올해 경영 능력을 입증한다면 제일약품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제일약품 지배 구조 최상단은 제일파마홀딩스로 이 회사 지분 절반 이상인 57.80%를 한 사장의 아버지인 한승수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한 사장은 9.70%, 한승수 회장의 차남인 한상우 전무 지분은 2.85%를 확보하고 있다.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율은 수년째 변동이 없는데 한 사장이 공동대표에 오른 만큼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올해 자체 신약인 자큐보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도입 상품 매출 비중이 낮아져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6년 제일약품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21년 만에 오너 3세 체제가 본격화된 것이다.
한 사장은 연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6년 제일약품에 입사해 마케팅 전무, 경영기획실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23년 사장에 오른 뒤 2년 만인 2025년 3월에 제일약품 대표이사가 됐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