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NH투자증권이 국내증시의 부진에도 선방한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쇄신인사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내년 3월1일 2년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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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다음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시기나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대주주인 농협금융에서 지분 49.11%만 보유하고 있어 임원후보추천위를 개별적으로 열어야 한다. 농협금융은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맞춰 완전자회사의 CEO만 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에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김 사장은 대내외적 악재에 따른 국내증시의 부진에도 NH투자증권의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냈다.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기업공개(IPO) 주선, 자기자본투자 등 투자금융(IB)사업 강화를 꾸준히 추진한 성과가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된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1990억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지만 미래에셋대우(-47.6%), 삼성증권(-41.2%), 한국투자증권(-34.7%), 현대증권(-47.6%) 등과 비교하면 순이익 하락폭이 작았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투자금융 부문에서 영업수익 1702억 원을 올려 증권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4분기에도 영업수익 854억 원을 추가로 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이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으로 4분기에 공통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 부문의 수익증가 등을 통해 시장의 예상치에 상대적으로 부합하는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이 올해 농협금융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담당한 점도 김 사장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987억 원을 냈는데 NH투자증권이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가 올해 인사폭을 넓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연임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최근 NH농협은행 부행장 11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하는 역대 최대의 물갈이인사를 실시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도 10월에 농협중앙회 부회장, 농협경제지주 대표, 농협상호금융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주요 계열사인 만큼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사장인사에 닿을 수밖에 없다”며 “농협 내부에 김 사장과 같은 증권업계 전문가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