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월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 된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다양한 종목에서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의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종목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의 2차 전지 소재 사업부문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이다.
▲ 30일 증권시장에서 에코프로 주식이 공매도 순보유잔고 비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에코프로는 ‘2차 전지 대장주’로 꼽히며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됐고, 주가도 주춤하고 있다.
심지어 1분기 호실적에도 부정적 분석이 쏟아져 나와 개인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살펴보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국내 증권시장의 상장종목 가운데 공매도 순보유잔고 비중 1위와 2위에 올랐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5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잔고 비중이 각각 3.68%와 3.54%로 나타났다.
3위인 젬백스(3.16%)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공매도 세력이 두 종목의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공매도 전면 재개 뒤 주가가 크게 내렸다.
공매도 재개일인 3월31일 에코프로 주식은 직전거래일보다 12.6% 급락한 4만9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95만2434주(상장주식의 0.7%)를 팔아치웠다.
4월30일 현재 에코프로의 주가는 5만1천 원이다. 공매도 재개 직전일인 3월28일 종가 5만6800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도 비슷한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은 3월31일 7.1% 하락했다. 4월30일 종가는 10만1500원으로 역시 3월28일 10만3500원을 밑돌고 있다.
에코프로는 과거부터 공매도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으로 꼽혔다.
특히 2023년 7월 개인투자자와 공매도세력 간 다툼에서 개인이 승리한 에코프로 사태로 유명하다.
당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공매도의 표적이 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강한 매수세로 주가를 끌어 올렸다.
이에 공매도 세력이 숏 포지션 청산(숏 커버링)을 위해 매수세로 돌아서며 ‘숏 스퀴즈’가 나타나 주가가 더욱 치솟았고, 공매도 세력이 큰 손실을 봤다.
같은 해 11월6일에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공매도 재개 뒤에도 제2의 에코프로사태를 기대하며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았다.
여기에 4월29일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발표에서 흑자전환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쉽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주가인 10만1500원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분석도 나왔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이 1분기 시장기대치를 소폭 넘어서는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기 실적 우려는 여전하다”며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0만5천 원으로 낮춰잡았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목표주가 9만원과 투자의견 중립(Hold)을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실적 회복에도 현재 주가(밸류에이션)는 높은 상태로 본다”며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고, 추세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적 개선소식이 전해졌음에도 30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 어느 에코프로 주주는 “공매도(세력)들이 밀어버리니 답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에코프로비엠 주주는 “개인투자자들 재산을 탕진시키지 말라”며 “차라리 상폐(상장폐지)하고 문 닫으라”고 분노를 표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