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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북미로 진로를 돌려라', 이정애 '포스트 더후' 발굴 과제 무겁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4-29 14: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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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북미로 진로를 돌려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05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정애</a> '포스트 더후' 발굴 과제 무겁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이 북미 시장에서 ‘더후’와 같은 핵심 제품군 발굴 과제에 직면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북미를 핵심 무대로 삼아 꾸준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차석용 전(前) 대표가 다수의 북미 뷰티기업 인수로 다진 초석을 토대로 최근 북미 법인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북미 시장은 중국에서 ‘더후’ 신화를 일궈낸 것과 같은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소비자 취향에 맞는 신성장 브랜드 발굴이 지연된다면 현재의 투자 역시 퇴색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LG생활건강의 실적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이후 부진했던 화장품 사업부의 회복세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979억 원, 영업이익 142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5.7% 감소했다. 물론 북미시장에서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3.1%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그쳤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의 해외 매출 성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지 통화 기준으로 보면 중국과 미국 매출이 각각 약 10%, 6%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이후 핵심 시장이던 중국에서의 실적이 급락하자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북미를 중국에 이은 차세대 대형 시장으로 점찍고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북미 공략을 위해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며 현지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대표적으로 2019년 북미 화장품 기업 더에이본컴퍼니를 약 1450억 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했다. 2021년에는 헤어케어 브랜드를 보유한 보인카의 지분을, 2022년에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의 지분을 잇달아 인수했다. 북미 지역을 겨냥한 4건의 인수합병에만 약 6051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에는 1860억 원 규모의 북미 법인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이 가운데 1천억 원은 북미 법인의 운영자금과 재무구조 개선에, 860억 원은 북미 법인 자회사인 더에이본컴퍼니 운영자금 지원에 사용된다.

이정애 사장은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해 아마존을 중심으로 더페이스샵, CNP, 빌리프 등 다양한 뷰티&퍼스널케어(BPC) 브랜드의 마케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번 북미 법인 유상증자 참여와 더에이본컴퍼니 지원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투자 공세에도 불구하고 북미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과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더후와 같은 현지 ‘핵심 제품군’의 부재를 꼽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 안착에 성공한 에이피알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LG생활건강 '북미로 진로를 돌려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05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정애</a> '포스트 더후' 발굴 과제 무겁다
▲ 에이피알은 북미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가성비 높은 기초 제품군 확대로 점유율을 확대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이러한 핵심 제품군의 발굴이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아마존 스킨케어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 <에이피알>

에이피알은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의 다수 제품을 아마존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북미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메디큐브의 모공 토너패드는 아마존 스킨케어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에이피알 성공 비결은 단연 ‘가성비’다.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대는 10~20달러에 형성돼 있다. 이는 현지 소비자들이 익숙한 프랑스나 미국 브랜드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즐비한 북미 시장에서 ‘더후’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피부결 정돈과 저자극 성분 등 기초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현지 소비자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것도 주효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K-뷰티 성공 공식에서도 ‘색조보다 기초’, ‘낮은 원가율에 따른 가성비 포지셔닝’ 등이 핵심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더후’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을 ‘더후’가 책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요 브랜드별 매출 비중은 ‘더후’가 51%로 가장 높았고 더페이스샵이 8%, CNP 4% 등으로 뒤를 이었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전 대표 시절부터 기업 역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시장에 집중해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에서만 조 단위 매출이 발생하며 판매망과 인력 역시 대부분 중국시장에 맞춰 운영됐다. 당시 LG생활건강 법무팀에도 중국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변리사가 다수 포진해 있었는데, 중국시장과 ‘더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중국에 ‘올인’했던 전략을 미국시장으로 전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더후’라는 확실한 성공 모델을 구축한 만큼 생산 체계와 조직 구조 역시 이에 맞춰 고착화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에이피알과의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에이피알은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초기부터 북미 시장을 겨냥한 다각화 전략을 펼쳐왔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오랜 기간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해온 탓에 북미시장에서의 기반을 새롭게 다져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북미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몇 배에 이르는 투자와 장기적 브랜드 구축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미주시장에서 더페이스샵, CNP, 빌리프, 닥터그루트 등 뷰티&퍼스털케어 브랜드의 마케팅 투자를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일본시장에서도 색조 및 더마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제품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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