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형욱 SK이노베이션E&S 사장이 베트남에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투자를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펼치고 있는데 이를 LNG에 이어 수소 분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 추형욱 SK이노베이션E&S 사장(왼쪽)이 현지시각 지난 18일 응우옌 홍 디엔 베트남 산업부 장관과 만나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Z뉴스>
미국이 한국을 향해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에선 베트남에 에너지 분야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SK이노베이션과 베트남 관보 및 Z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추 사장은 SK이노베이션E&S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18일(현지시각) 응우옌 홍 디엔 베트남 산업부 장관을 만나 에너지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추 사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베트남 정부에 응에안성 꾸인랍 LNG 발전 프로젝트와 탄호아성 응이 선 LNG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 협력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놨다.
이와 함께 베트남 남중부에 카나 LNG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수소·물류·혁신 허브와 북중부에 ‘AI 및 혁신 허브, 메콩 삼각주에 친환경 농업 허브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응우옌 홍 디엔 장관은 추 사장과 만나 "베트남에서 SK그룹의 기여와 참여를 높게 평가한다"며 "LNG발전 사업에 SK그룹 참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추 사장과 베트남 산업 장관과 만남이 지난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의 만남 뒤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사장은 최 회장과 또 럼 서기장의 만남에 배석한 뒤 이번엔 대표단을 이끌고 베트남 담당 장관과 회담을 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베트남 LNG발전 프로젝트에 투자 의향을 가진 건 맞다"면서도 "거대 프로젝트인지라 절차가 오래 걸리고 변수가 많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E&S만 좁혀서 보면 현재 베트남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LNG와 수소 분야로 넓히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월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에너지 등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E&S이 투자를 추진 중인 응에안성 꾸인랍 LNG 발전 프로젝트는 설계용량이 1500MW이며 총투자금액은 약 21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한다. 2030년 완공 목표다. SK그룹은 지난 15일 응에안성 지도부와 별도 회동을 갖고 투자 의향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
탄호아성 응이 선 LNG 발전 프로젝트 역시 총투자 규모가 3조 원이 넘는 사업으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입찰 절차가 준비되고 있다.
미국에선 관세 협상을 수단으로 한국의 주요 에너지기업에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최근 방한해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투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 에너지업계에선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가 혹한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에너지업체들도 손을 들고 나간 데다 장기 프로젝트여서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가 한국과 미국의 통상 협상에서 주요 이슈이긴 하나 경제성만으로 보면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만약 투자가 이뤄진다면 주로 한국가스공사 같은 공기업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