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4-18 17: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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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SG닷컴이 배우 차은우씨와 함께 한 뷰티 전문관 브랜드 캠페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SSG닷컴은 경쟁이 심화하는 뷰티시장에서 상품력 외적으로도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케팅을 힘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캠페인이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SG닷컴 실적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SG닷컴이 배우 차은우씨와 함께 한 뷰티 전문관 브랜드 캠페인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화제성을 넘어 적자에 빠진 회사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최훈학 SSG닷컴 대표이사.
18일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전날 공개한 차은우씨 SSG 브랜드 캠페인 영상과 관련한 뜨거운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SSG닷컴은 배우 차은우씨를 뷰티 전속 모델로 발탁하고 17일 뷰티 전문관 활성화를 위한 ‘뷰티 오브 쓱’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같은 날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24시간이 채 안 돼 조회수 21만 회를 넘어섰다. 해당 영상에는 “뷰티하면 차은우인데 SSG뷰티와 만나니 레전드가 나왔다” “(영상에서)차은우가 바른 립스틱 사고 싶다” “모델도 광고도 최고다” “뷰티오브쓱에 어떤 제품이 있을지 관심이 간다”는 등 긍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광고 캠페인에 앞서 이달 초부터 차은우씨의 부캐릭터(부캐)를 활용해 SSG닷컴 공식 SNS에 올린 10여 건의 게시물은 2주 만에 100만 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SSG닷컴은 차은우씨를 모델로 발탁해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원하는 2030 고객층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SSG닷컴은 분할 이후 6년 동안 한 번도 연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분할 이후 2024년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5천억 원을 넘어섰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시장 무게추가 쿠팡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SSG닷컴은 신규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이달 발표한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SSG닷컴을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가장 자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전체 2100명 중 1.5%에 불과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양강으로 꼽히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각각 47.5%, 22.6%를 차지했다.
최근 1개월 이내 SSG닷컴에서 물건을 구매해봤다는 응답자도 13.4%에 그쳤다. 쿠팡(69.9%)과 네이버쇼핑(56%)은 물론 카카오쇼핑(27.9%), G마켓(20.5%), 11번가(15.5%) 등에도 모두 밀렸다.
최훈학 대표는 지난해 6월 SSG닷컴 수장에 올랐다. 지난해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커머스 계열사 부실 개선을 위해 SSG닷컴과 지마켓 대표를 동시에 교체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아 올해를 이커머스 등 부실 개선이 필요한 사업군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완성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대표가 빠르게 SSG닷컴 실적 개선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뷰티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뷰티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화장품 제품은 계절적 영향을 적게 받고 재구매율 높아 수익성도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화장품 거래액은 지난해 12조5628억 원,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0조2045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8% 11.4% 증가했다.
▲ SSG닷컴이 차은우씨의 부캐릭터(부캐)를 활용해 SSG닷컴 공식 SNS에 올린 글. < SSG닷컴 뷰티오브쓱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캡처 >
최 대표는 취임 약 2개월 뒤 SSG닷컴은 뷰티 전문관 개편을 단행했다. 뷰티 관련 프리미엄 상품과 트렌드 상품에 각각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구매 시 브랜드 오프라인 행사와 연계한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선 제나벨, 센틀리에 등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10여 곳을 선정해 핵심 브랜드로 키우기로 하고, 코스맥스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중소 화장품 브랜드사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국내 업계 1위 쿠팡부터 무신사,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잇달아 뷰티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온라인 화장품 판매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2022년 30%에 못 미쳤던 화장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2023년 34.2%를 기록했고, 지난해 11월 40.8%로 사상 처음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은 브랜드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부터 국내 인디 브랜드사까지 포함한 2천 개 브랜드의 100만여 개 화장품을 뷰티 전문관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번 브랜드 캠페인은 뷰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혀 상품력 바깥 영역에서도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한 절박한 시도로 풀이된다.
일단 차은우씨를 앞세운 마케팅이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화제성을 넘어 브랜드 수요층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상순 SSG닷컴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차은우 배우의 세련되고 신뢰도 높은 이미지가 SSG닷컴 이미지와 부합해 뷰티 모델로 함께 하게 됐다"며 "럭셔리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인디 브랜드까지 화제성 있는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화장품 맛집이 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