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끌어들여 강력한 콘텐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새 사물인터넷플랫폼을 내놓았다. 퀄컴과 협력으로 강력한 반도체 경쟁력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사물인터넷 반도체모듈과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해 궁극적으로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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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15일 외신을 종합하면 구글이 내놓은 새 사물인터넷플랫폼 ‘안드로이드씽스’가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기존 플랫폼 ‘구글홈’은 가전 등 스마트홈 제품에 주로 적용됐는데 안드로이드씽스의 경우 스피커와 공유기, CCTV 등 소형기기에서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씽스의 최대 장점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같은 설계기반으로 작동해 기존 개발자들이 사물인터넷기기용 프로그램을 손쉽게 개발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만큼 압도적인 규모의 개발자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업체들이 콘텐츠기반을 확보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사물인터넷기기 제조사들도 향후 출시하는 제품에 안드로이드씽스를 적용할 이유가 충분하다.
구글은 자동차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오토’와 가상현실플랫폼 ‘데이드림’에도 이처럼 개발자기반을 조기에 확보해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높은 점유율이 신사업 확대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이런 적극적인 전략이 삼성전자의 신사업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반도체모듈 ‘아틱’과 전용 플랫폼 ‘아틱클라우드’를 내놓고 개발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텔 역시 유사한 기능의 통합반도체 ‘큐리’를 내놓고 자체 사물인터넷플랫폼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왔다.
구글의 경우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역량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반도체모듈을 자체개발해 공급할 수 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퀄컴이 안드로이드씽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반도체모듈을 공급해 개발하겠다는 협력을 발표하며 구글은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더 강력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퀄컴은 “모바일반도체 분야에서 구글과 오랜 협력을 사물인터넷 분야로 확장하겠다”며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스마트폰을 넘어 무한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퀄컴은 개발자들에 안드로이드씽스 플랫폼의 개발자도구를 시험배포한 데 이어 내년에 이를 적용한 반도체모듈을 공동개발해 내놓기로 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통합반도체와 통신칩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이런 노하우를 활용해 강력한 기술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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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통합반도체모듈 '아틱'. |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반도체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사물인터넷기기에 적용되는 반도체 기술력은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주행반도체 기술개발과도 직결된다. 삼성전자와 인텔 역시 궁극적으로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슬라모터스와 최근 9조 원에 인수를 결정한 전장부품업체 하만 등에 기술협력을 맺고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퀄컴은 자동차반도체 1위 기업인 NXP반도체를 54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자율주행반도체에서 ‘절대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구글과 퀄컴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위한 별도의 기술협약을 맺는 등 협력관계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안드로이드씽스가 성공한다면 구글은 사물인터넷기기에 이어 자동차 분야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퀄컴과 협력이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