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단독 대표이사 체계를 꾸린 건 6년 만이다. 신임 이 대표는 현대해상의 역대 '최연소' 대표 기록도 갖게 됐다. 현대해상이 이 부사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 ▲ 이석현 현대해상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사진)이 6년 만에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며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특명을 안았다. |
24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석현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결정했다.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직급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라갔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1969년생 이 부사장의 대표 선임과 이례적 ‘단독 대표’ 체제를 두고 ‘파격’이란 평가를 내린다.
현대해상은 2007년 공동대표 체제를 꾸린 뒤 일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공동대표를 유지해 왔다.
단독 대표 체제는 2019년 이철영 전 대표이사가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2013년부터 이 전 대표와 공동으로 현대해상을 이끌어 온 박찬종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반년 정도 일시적으로 맡은 것에 불과했다.
이후 2020년부터 21일 주주총회 전까지 5년 동안 조용일 이성재 전 대표이사가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현대해상의 이례적 ‘보험 전문가 원톱’ 체제는 지난해 말 이뤄진 대규모 조직개편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말 12명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그 가운데 약 절반이 카카오, SK수펙스추구협의회, NC소프트 등 담당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외부 출신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번 단독 대표이사 선임과 지난 연말의 임원진 교체를, ‘오너3세’인 정경선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의 활동 공간을 넓혀 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86년생인 정 CSO의 행보가 활발해지면서 전통처럼 이어져 온 ‘투톱’ 체제의 해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혁신’에 맞춤한 ‘젊은 외부 인사’ 중심의 임원 구성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해상이 맞닥뜨린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과제를 생각할 때 대대적 조직 쇄신이 불가피했으리란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임원 신규 선임 등을 알리며 “불확실한 외부 경제 상황과 제도변화 등에 대비해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기존 부문·본부장급 임원 교체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들을 영입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신임대표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할 때도 마찬가지로 전문성과 위기 극복을 앞에 내세웠다.
현대해상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신임대표를 추천하며 “리더로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손해보험업에 필요한 경영관리,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관련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지녔다”며 “보유한 역량으로 장기보험 손해율 관리 및 자본 건전성 강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후보다”고 평가했다.
| ▲ 현대해상은 이석현 대표이사 부사장 아래서 자본 관리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실제 현대해상은 자본 관리 등 직면한 과제를 풀어낼 전문성 있는 인물이 절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별도기준 1조 원이 넘는 호실적을 냈지만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 제도의 영향으로 배당가능이익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2년부터 20년 넘게 진행한 결산배당을 이번 결산에선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 부사장이 현대해상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손해보험업 전반 전문가’인 만큼 보험산업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여러 위기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 부사장은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과 미래사업동력 발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 전 ‘CPC(customer·product·channel)전략부문’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CPC전략부문은 현대해상이 효율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자 마케팅기획본부와 장기보험부문을 통합해 만든 조직이다. 그런 만큼 이 부사장이 장기보험 수익성 확보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후 현대해상은 CPC전략부문 산하에 계약서비스마진(CSM) 전략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해 운영했다. CSM은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들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석현 대표이사 부사장은 1969년 9월30일(음력) 태어나 1994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현대해상에 입사해 경영기획, 개인영업,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했다. 2023년부터는 장기보험 업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CPC전략부문장을 맡는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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