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농심 투트랙' 국내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해외는 '툼바'가 알토란 효자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3-13 16:01:1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농심 투트랙' 국내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해외는 '툼바'가 알토란 효자
▲ 농심이 수익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선 신제품의 해외 흥행이 필수적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은 농심 '신라면' 툼바 제품 이미지. <농심>
[비즈니스포스트] 농심이 최근 국내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다만 농심이 5% 아래로 덜어진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내수시장은 규모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업체로서 해외시장은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13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본격적인 해외 판매에 앞서 현지 마케팅과 함께 판매 채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신라면 툼바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 신라면을 활용해 투움바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행한 뒤 이를 농심이 정식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지난해 9월 첫 출시 뒤 올 1월 말까지 국내에서 2300개가 팔려나갔다.

농심은 작년 11월 신라면 툼바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최근 미국 최대 할인점 월마트의 온라인몰에 입점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 1천 개 점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다. 

일본에선 이달 한인마켓을 시작으로 다음달 신라면 툼바 편의점 판매를 시작하고, 중국은 2분기에, 유럽에선 이달 판매법인 설립 뒤 본격 입점을 추진한다.

농심은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후퇴했다. 내수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확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1억 원으로 전년보다 23.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7%에 그쳤다. 실제로 농심은 작년 팜유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해 국내 영업마진이 전년대비 1.8%p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농심 소액주주들은 지난 1월과 이달 두 차례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농심은 세계적 브랜드와 강력한 시장지위에도 수년간 글로벌 동종기업 최저 수준의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며 포괄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연내 공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심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 6일 국내 가격 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회사는 오는 17일부터 총 56개 라면과 스낵 브랜드 중 신라면을 포함한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농심 측은 “원재료비와 환율 상승에 따라 가격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영여건이 더 악화되기 전에 시급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가격 인상효과가 재고 소진 뒤인 다음 달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농심이 가격인상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 200~300억 원의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수시장에 국한한 가격인상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농심 투트랙' 국내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해외는 '툼바'가 알토란 효자
▲ 농심은 지난 6일 17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매대에 진열된 신라면. <연합뉴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2012억 원, 내년은 2229억 원이다. 각각 삼양식품의 연간 컨센서스 4457억 원, 5619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농심은 지난해 1998년 전자공시제도 도입 뒤 27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양심품(3442억 원)에 밀렸다. 

결국 농심이 수익성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현재로선 신라면 툼바의 해외시장 흥행이 필수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삼양식품은 19.9%, 해외 매출 비중이 65% 수준인 오리온은 17.5%를 기록했다. 농심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37.9%였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등으로 인해 내수 시장에선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지만,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해외에서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프리미엄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농심의 이번 가격 인상도 신라면과 새우깡의 경우엔 2023년 7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내렸던 것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라면은 특히 국내에서 생필품으로 여겨져 소비자들의 가격저항도 강하다. ‘불닭볶음면’은 미국에서 국내보다 약 50~60%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본격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신라면 툼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시작된 제품이란 점에서 대표적 K-푸드로 꼽히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공통점이 있다. 신라면 툼바 구글 트렌드도 이달 들어 큰 폭 상승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2014년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서 매운 음식 먹기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 해외 유튜버들 사이에 도전 영상으로 유행하면서부터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가격 인상을 통해 국내 수익성을 방어했다”며 “해외 외형 성장이 중장기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원석 기자

최신기사

대신증권 "삼양식품 여전히 공급 부족, 수요는 넘치고 생산은 확대중"
이재명 정상회담 앞두고 4대그룹 기업인 간담회, "관세협상 애써줘 감사"
코스피 외국인 매도세에 3150선 하락 마감, 코스닥은 780선 내려
SK증권 "영원무역 OEM 견조하고 스캇 부진, 3분기 관세 영향 별로"
카카오페이 그룹 내 디지털금융 전략 중심축으로, 신원근 스테이블코인으로 존재감 키운다
HD현대 필리핀 수빅조선소 투자 확대, 정기선 한진중공업 실패 딛고 동남아 생산거점으로..
내란특검 한덕수 구속영장 청구 임박, 총리 2번 '최고 경제관료'의 몰락
금융당국 수장 인선에 코픽스 하락세까지,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제동 걸릴까
SK쉴더스 상반기 실적 부진에 노조 갈등 '이중고', 민기식 경영안정 시험대 올라
폭우에 와이퍼 멈추고 내부로 빗물 뚝뚝, 볼보코리아 품질·서비스 불만에 판매 급감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